MBC "스포츠 생방송 심의위원 지정" 사고 개선안 발표

입력
2021.08.09 16:03
전원 외부 인력으로 구성된 '공공성 강화 위원회' 설치

MBC가 콘텐츠 신뢰 회복을 위해 전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성 강화 위원회'를 설치한다. 2020 도쿄올림픽 참가국 비하 등 부적절한 중계로 물의를 빚은 데 따른 조처다.

MBC는 9일 콘텐츠 신뢰 회복을 위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MBC는 "올림픽 방송 과정에서 발생한 연속적 사고의 원인을 구성원들의 공적 가치에 대한 인식 미비, 콘텐츠 제작 시스템 전반의 체질적 한계로 진단하고 신뢰받는 공영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위해"라고 밝혔다.

공공성 강화 위원회는 인권 분야 전문가 등으로 꾸려진다. 위원회는 '도쿄 올림픽 관련 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프로그램 제작 등을 포함한 본사 내부 관행과 조직문화, 책임과 윤리 관련 제도 등을 점검한다. 위원회는 'MBC 콘텐츠 가이드라인: 공적 가치, 원칙과 기준'을 제정한다. 이 가이드라인은 본사와 지역계열사, 자회사 임직원과 신입사원 교육 연수 등에 활용된다.

방송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검증 과정도 강화한다. 심의부에 '인권심의 위원회'를 신설해 인권과 성평등, 문화 다양성 등에 대한 심의를 거쳐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스포츠 중계 생방송도 담당 심의위원을 지정해 집중적으로 심의할 방침이다.

직원을 대상으로 인권 의식 강화를 위한 집중 교육도 이뤄진다.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중계 아나운서와 해설자들에게 실시해 왔던 사전 교육을 모든 스태프를 대상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MBC는 2020 도쿄올림픽 방송 관련 조사위원회를 통해 이번에 벌어진 사고 전반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있다. MBC는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책임자와 제작진에 대해 인사 조처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는 지난달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할 때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사진 등을 써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이후 한국 축구 대표팀과 루마니아 경기에서 상대 팀 자책골을 조롱하는 듯한 자막을 내보내 MBC를 향한 비판이 거세졌고, 박성제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사과했다.

양승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