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쟁자들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8일 전격 선언했다. '클린 경쟁' 분위기를 만들어 선두 주자인 자신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음주운전 전력, 형수 욕설, 여성배우 스캔들 등 도덕성 시빗거리가 다른 대선주자들보다 많은 편이다.
그러나 이 지사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네거티브는 안 해도 자질 검증은 계속하겠다"며 '휴전 제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지사는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다시 원팀 정신으로 뭉쳐야 한다"면서 "나부터 나서겠다. 이 순간부터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대선주자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명백한 허위 사실에 기초한 음해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신속한 대응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지사의 휴전 선언은 치열해지는 당내 네거티브 경쟁이 민주당 대선주자들, 특히 본인의 경쟁력을 깎아내린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3, 4일 실시한 여야 대선주자 호감도·비호감도 조사에서 이 지사의 비호감도는 56.5%, 이 전 대표는 57.1%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비호감도는 각각 50.0%, 46.8%로, 여당과 야당 대선주자들의 비호감도 격차가 오차범위(±3.1%)보다 미세하게 컸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네거티브 공방이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지표로 증명되고 있다"며 "결국 국민의힘만 돕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정당한 검증'과 '네거티브 공격'의 경계선이 분명치 않기 때문에 주자들 간 이전투구식 공방전이 당장 사라질지는 미지수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엄격한 도덕성 검증과 지도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일을 네거티브라고 규정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검증 공세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이 전 대표 대선캠프의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도 "거짓과 비방, 흑색선전인 네거티브와 팩트에 근거하는 검증은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리얼미터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