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김치의 중국어 번역 표기를 '파오차이'(泡菜) 에서 '신치'(辛奇)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를 철회해달라는 글이 올라와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대 김병기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치로 바꾼다는 문체부의 발표를 철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김 명예교수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고유명사인 '김치'는 많은 외국인, 특히 중국인들도 거의 다 아는 명사"라며 "이런 상황에서 김치를 대신해 신치를 제정한 것은 자칫 한국이 김치라는 말을 포기하고 신조어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김치에 새 이름을 붙이면 중국 외에 다른 외국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미 김치를 알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혼란을 주고, 김치를 홍보하는 데 사용하는 용어의 일관성 결여로 홍보 효과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명예교수는 "한국의 고유명사를 중국 사람들이 어떻게 쓰고 읽을 것인지는 완전히 그들의 문제"라며 "(중국이) 코카콜라를 '커커우커러'(可口可樂)라고 쓰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 문자 생활을 위해 고안한 것이지, 미국이 나서서 지어준 게 결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나서서 김치라는 고유명사와 고유 발음을 버리면서까지 신치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스스로 버리는 어리석은 처사이자, 망국적인 신사대주의적 발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