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면접시험장 앞, 부모들의 눈물겨운 동행

입력
2021.08.04 20:00




자녀의 공무원 시험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의 마음은 대입 수능시험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았다.

4일 2021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채 면접시험이 치러진 경기 고양시 킨텍스는 전국 각지에서 온 응시생과 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냉방기를 가동하지 않으면서 실내는 숨이 막힐 정도로 무더웠지만, 자녀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부모들의 내조 열기는 훨씬 더 뜨거웠다.


응시생 딸과 함께 면접 대기장소까지 동행한 여성은 대기 장소에서 앉을 자리가 나자 곧장 딸에게 양보한 뒤 자신은 선 채로 딸의 얼굴에 쉬지 않고 부채질을 했다. 화장을 고치는 딸의 얼굴에 땀이 흐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면접을 앞두고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면접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생긴 입장 대기줄 옆엔 일부 응시생 부모들이 서 있었다. 자녀 옆에서 함께 대기하던 부모들은 자녀의 땀을 식히기 위해 손 선풍기를 머리와 얼굴, 등, 어깨에 부지런히 갖다댔다. 한 중년 남성은 딸이 편한 신발을 신고 면접자료를 살펴보는 동안 자신의 두 다리 사이에 면접용 구두를 놓고 소중히 보관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처럼 적극적인 내조를 펼친 이들과 달리, 자녀들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지켜보는 부모들도 적지 않았다. 시야에서 멀어지는 편이 자녀의 마음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면접에는 필기시험에 응시한 15만6,311명 중 합격자 7,504명이 응시했다. 면접시험이라는 또 한번의 치열한 경쟁에 나선 이들 중 5,662명만 합격할 수 있다. 면접시험은 10일까지 진행되고, 합격자 발표는 26일이다.




왕태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