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환의 '골드' 마스코트, 뒤늦게 되찾은 사연

입력
2021.08.03 18:00
은메달리스트가 금색 마스코트 먼저 집어들어
은색 마스코트 들고 포즈 취한 금메달리스트 신재환
시상식 직후 뒤바뀐 사실 알고 금색 마스코트 되찾아





2일 오후 2020 도쿄올림픽 남자체조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신재환과 은메달리스트 데니스 아블랴진이 시상대에서 마스코트 '미라이토와' 인형을 서로 바꿔 드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신재환은 목에는 금메달을, 손에는 은메달리스트용 실버 마스코트를 들었다. 신재환이 들어야 할 골드 마스코트는 아블랴진의 손에 들려 있었다.

고의는 아니었다. 단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일생일대 이벤트에서 선수들이 얼떨떨하고 정신이 없었을 뿐. 이날 해프닝의 근본적인 원인을 굳이 찾자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일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선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시상대에 오르는 모든 선수가 메달을 스스로 목에 걸어야 한다.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메달과 함께 주어지는 기념품 또한 선수 본인이 쟁반에서 직접 집어 들게 돼 있다.



메달리스트들에게 주어지는 기념품은 꽃 장식이 된 도쿄올림픽 공식 마스코트 '미라이토와' 인형으로, 금·은·동색으로 구분돼 있다. 금·은·동메달리스트들은 각각 자신에게 맞는 색깔을 집어 들어야 한다. 메달과 마스코트 수여는 동, 은, 금메달 순으로 진행되는데, 이날 신재환보다 앞서 기념품을 집게 된 아블랴진이 쟁반 가운데에 놓인 골드 마스코트를 가져간 것이다. 신재환은 선택의 여지없이 마지막 남은 실버 마스코트를 집어 들었다.

마스코트가 바뀐 것을 먼저 알아챈 것은 신재환이었다. 시상대 위에서 국가 연주와 기념 촬영을 마칠 때까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신재환은 시상대를 내려와 인터뷰 존으로 향하면서 손에 든 마스코트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인터뷰 존에 도착하자 마침 조직위 관계자가 이를 지적했고, 그제서야 신재환과 아블랴진은 서로 인형을 바꿔 들었다. 뒤늦게나마 금메달과 금색 마스코트의 올바른 조합이 이루어졌고, 두 사람은 카메라를 향해 밝게 웃었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