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일 설화에 휩싸이고 있다. 이번에는 저소득층은 부정식품(불량식품)을 먹을 수 있는 자유를 줘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문제의 발언은 윤 전 총장이 지난달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으로 뒤늦게 동영상으로 공개되면서 2일 SNS와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다. 그는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소개하면서 “먹으면 병 걸리고 죽는 것이면 몰라도 부정식품이라고 그러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이 검사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과도한 형사처벌 남용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민의 행복추구권이 빈부격차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여당은 물론 같은 당 유승민 전 의원에게서조차 비판이 나온 건 건강ㆍ안전ㆍ생명과 관련된 규제에 대한 윤 전 총장의 인식이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이미 같은 인터뷰에서 스타트업에서 게임 하나를 개발하려면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장시간 노동 해소가 시대적 과제인 상황에서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려는 규제를 백안시하는 퇴행적 노동관이다.
우려스러운 건 윤 전 총장뿐 아니다. 같은 당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지난달 31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일하고 싶은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 최저임금의 인상폭이 널뛰기하며 혼선을 빚은 건 문제이지만, 최 전 원장의 발언은 헌법이 보장하는 최저임금 제도의 의의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비판하기에 앞서 최저임금도 주지 않는 많은 ‘불법’ 사업주를 먼저 비판하는 것이 법률가 출신의 온당한 태도가 아닌가.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실언은 정치가의 가장 큰 자산인 신뢰를 깎아 먹는다는 점을 두 후보는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