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과 만나 입당 인사를 하고 각종 정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대통령이 명예로운 길이라고 생각해 도전한 분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출마 결심이 쉽지 않았음을 거듭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대선 도전은) 개인적으로 보면 불행한 일이고 패가망신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가락질당할 각오를 하면서도 명예, 인간관계 다 버리고 국민ㆍ나라를 위해 정말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했지, 개인과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검사의 숙명으로 전직 대통령 사법 처리도 해봤지만, 그게 한국의 현실이다”라고 진단했다.
윤 전 총장은 강연 내내 현 정부를 겨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부동산 정책을 콕 집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국민들이 전부 임차인과 전세입주자가 되도록 강제하려고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보유세 문제를 꺼내 들기도 했다. 그는 “집은 생필품이다. 아주 고가의 집이라면 모르지만 생필품을 가졌다고 이렇게 세금을 과세하면 정상이 아니다”라면서 “국민들이 조세가 정의에 부합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국사회의 젠더 갈등에 대해선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 한다”며 “책임 있는 정치인 입장에서 정치는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데, 갈등을 야기하고 거기에 올라타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을 이용해) 선거와 집권 연장에 유리하게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저출산 문제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도 “얼마 전 접한 글에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이야기가 있더라”라고 언급했다.
이 외에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각제 등 개헌에도 재차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윤 전 총장은 “정권 말기에 대선을 앞두고 내각제, 개헌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대한 모독”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