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으로 논란이 된 서울 종로구 중고서점 외벽의 '쥴리 벽화' 속 문구들이 30일 지워졌다.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중고서점은 이날 오전 9시 14분쯤 흰색 페인트로 문제를 일으켰던 벽화 속 문구들을 덮었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쥴리의 남자들'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 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 등이다.
해당 문구들은 김씨가 서울 강남 유흥주점에서 '쥴리'라는 예명으로 일했다는 미확인 의혹을 바탕으로 한다. 김씨와 윤 전 총장은 앞서 이런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서점 주인이자 건물주인 여모씨는 전날 본보에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며 "배후설 등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는 뜻에서 지적된 문구는 전부 지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벽화 존재가 부각된 전날 A서점 앞에는 친야·친여 성향의 유튜버와 시민들이 몰려들어 소란이 일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벽화와 관련된 112 신고가 40건 이상 들어왔다. 이 중엔 1인 시위를 하며 벽화를 가리고 있던 50대 남성을 70대 남성이 폭행했다는 신고, 30대 여성이 유튜브 촬영을 하던 30대 남성을 때렸다는 신고 등이 포함됐다. 보수성향 시민들이 '차벽'을 세워 벽화를 가리려고 차량을 동원하면서 교통 불편을 호소하는 신고도 있었다.
벽화 문구가 지워진 후 시위자와 구경꾼이 흩어지면서 서점 앞은 한산한 상태다. 여씨는 "31일 보수든 진보든 마음껏 낙서할 수 있게 '통곡의 벽' 현수막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