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맹타에 양의지 끝내기 사구….김경문호, 이스라엘 잡고 13년 만의 2연패 시동

입력
2021.07.29 22:37
18면

디펜딩챔피언 야구대표팀이 오지환의 맹타를 발판 삼아 연장에서 웃으며 도쿄올림픽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9일 일본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1차전 이스라엘과 경기에서 6-5로 역전승을 거뒀다. 오지환이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양의지가 끝내기 사구로 결승타점을 올렸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 우승 신화를 달성한 김경문호는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13년 만의 대회 2연패 도전을 향한 첫 단추를 뀄다. 아울러 4년 전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차전에서 이스라엘에 10회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한 ‘고척 참사’의 빚도 갚았다. 대표팀은 오는 31일 오후 7시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경기는 예상 밖의 홈런 공방전으로 진행됐다. 잘 던지던 선발 원태인이 3회초 1사 2루에서 이스라엘의 '전직 빅리거' 이안 킨슬러에 2점 홈런을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일격을 당했다. 킨슬러는 2006년부터 2019년까지 빅리그에서 통산 1,888경기에 출전해 홈런 257개를 친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4차례나 올스타(2008, 2010, 2012, 2014년)에 선정됐고, 두 번 골드글러브(2016, 2018년)를 받았다.

한국은 그러나 곧바로 추격에 성공했다.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지환이 4회말 2사 1루에서 이스라엘의 두 번째 투수 제이크 피시맨에게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6회초에 또다시 2점 홈런을 내주며 2-4로 끌려갔다. 바뀐 투수 최원준이 1사 후 대니 발렌시아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후속 4번 타자를 유격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5번 라이언 라빈웨이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맞았다.

한국은 그러나 이정후-김현수로 이어지는 백투백 홈런으로 4-4,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7회말 선두 타자로 나간 이정후가 먼저 우월 솔로포를 치면서 3-4로 따라붙었고 이어 김현수까지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을 쏘아 올리며 4-4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계속된 2사 2루에서 오지환이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로 5-4, 역전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승리가 코앞에 있던 9회초 다시 일격을 당했다. 마무리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라이언 라반웨이에 높은 직구를 던졌다가 우월 동점포를 맞았다.

승부치기에 돌입한 연장 10회초 무사 1ㆍ2루에서 오승환은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이닝을 막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그리고 이어진 10회말 황재균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ㆍ3루에서 오지환이 3루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허경민의 사구로 2사 만루가 이어졌고, 양의지도 상대 투수의 초구가 몸에 스치면서 밀어내기 사구로 경기를 끝냈다.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