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9500명 '감염폭발' 日, AZ백신 중년층에 접종 검토

입력
2021.07.29 12:00

28일 하루 동안 9,5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된 일본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40, 50대에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세대에서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중증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그동안 AZ 백신의 자국 접종을 보류하고 사실상 ‘2류 백신’ 취급을 해 왔기 때문에, 접종을 시작할 경우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일본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총 9,576명으로 지난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 하루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날은 올 1월 8일(7,958명)이었다.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에서는 3,177명이 신규 감염자로 판명돼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도쿄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중증자 수는 이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적다. 중증화 위험이 높은 고령층은 약 80%가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하 연령대는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지 않아 현재 중증자의 절반 이상이 40, 50대로 나타났다. 이에 일본 정부가 이들 세대 접종을 가속화하기 위해 AZ 백신 투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후생과학심의회에서 판단할 예정이라고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앞서 후생노동성은 지난 5월 18세 이상 대상으로 AZ 백신을 승인했지만 예방접종법상 ‘공적 접종’의 사용 여부 판단을 보류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대만이나 동남아시아 국가 등 백신이 부족한 나라에 기부하는 용도로만 활용했다. 젊은 층에서 극히 드물게 혈전 부작용이 발생하는 위험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국가에서 다른 백신과 동등하게 사용되는 백신임에도, “화이자·모더나 백신만으로 국민 전체가 맞을 수 있는 분량을 확보했다”면서 사용을 보류해 사실상 ‘2류 백신’ 취급을 해 온 셈이다.

이런 인식이 있는 백신을, 그것도 40, 50대에만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 인터넷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특히 과거 일본의 경제 침체가 심각했던 시절 학교를 졸업해 경제·사회적 어려움을 겪어 온 ‘취업 빙하기’ 세대인 40대의 반발이 컸다. “40대는 맞고 싶어도 맞을 수 없어 답답했는데 이제는 임상실험 대상이냐”라는 불만부터, “해외처럼 부작용 위험이 적은 고령층에 먼저 AZ 백신을 사용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