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에서 2관왕에 오른 안산 선수의 스승 김성은 광주여대 양궁감독은 안 선수가 양궁을 시작한 초등학교 때 학교에 여자 양궁팀 신설을 요구할 정도로 당당하고, 남다른 선수로 평가했다.
김 감독은 2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 인터뷰에서 "안 선수가 대학 입학 후 2년 정도 같이 생활하고 있지만 양궁을 시작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제가 기술 지도도 같이했던 부분이 좀 있다"며 "지금은 키가 172cm인데 초등학교 4학년 때는 굉장히 왜소한 체격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안 선수 때문에 초등학교에 여자 양궁팀이 창단된 이야기도 공개했다. 그는 "초등학교가 남자선수만 육성하는 학교였는데 (안 선수) 본인이 직접 가서 '저도 양궁을 꼭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해 교장 선생님이나 감독 선생님이 여자 선수를 육성하는 다른 학교에 전학 가서 했으면 좋겠다고 권유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지만 안 선수가 '저는 여기서 꼭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해서 여자 양궁부가 창단돼 그 초등학교가 지금까지 남녀팀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안산 선수의 특징인 굉장히 빠른 슈팅 타임도 김 감독과 안 선수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결과다.
김 감독은 "활을 들어서 쏘는 시간이 굉장히 빠른 선수인데 안산 선수와 많은 대화를 통해서 바꾼 것"이라며 "활을 오래 들고 있을수록 바람의 영향, 집중력에 대한 잡생각, 또 체력저하 이런 것 때문에 안산 선수가 고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 때 많은 기술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장 밖에서는 평범한 여자 대학생이지만, 사선에,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는 굉장히 냉철하게 판단하고 집중력을 보이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요즘도 하루에 2, 3차례 안산 선수와 통화하고 있다는 김 감독은 "경기 전에는 약간 긴장을 많이 해서 선생님 어떻게 쏴야 될까요, 어떻게 준비해야 될까요, 이런 얘기도 했다"며 "(그러다가도) 첫날 혼성전 랭킹 라운드에서 혼성전 진출이 확정된 뒤에는 밝은 목소리로 통화도 하고 혼성전 결승전 5분 전에도 통화했지만 선생님 자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혼성 단체전 금메달은 최적의 조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내놨다. 김 감독은 "김제덕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나서 훈련 도중에 상위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안산 선수도 물론 단체전을 위해서 집중적으로 연습해 도쿄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컨디션이 많이 올라와 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제 개인적으로는 김제덕 선수와 꼭 합을 맞췄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랭킹전에서 김제덕 선수가 1등 해서 (한 팀이 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매년 선발전과 평가전 방식이 바뀌어 지도자로서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대한양궁협회가 어떻게 하면 공정한 방식으로 정말 좋은 선수를 선발할 수 있느냐라는 (고민에) 매년 선발전 방식을 계속 바꾸다 보니까 지도자 입장에서는 준비하기가 너무 너무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것보다 선발전을 통과한다는 게 김제덕 선수도 3위로 통과했고 안산 선수도 3위로 통과할 만큼 우리나라의 선수 벽이 너무 너무 높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발전을 3위로 통과해서 올림픽 대비로 3개월 정도 훈련을 어렵게 정말 힘들게 한 만큼 개인전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더 성장해야 될 선수이기 때문에 올림픽대로 즐겁게 마무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희망했다.
안산 선수는 29일 양궁 여자 개인전에 출전해 하계 올림픽 첫 3관왕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