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가 이달 중 공급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다음 달 보내온다. 이마저 틀어지면 18~49세를 포함한 8월 예방접종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9월 1차 접종 완료', '11월 집단면역 형성'까지는 시간이 얼마 없다. 백신 확보에 더 공을 들여야 하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27일 “모더나 백신의 7월 말 공급 물량이 8월에 들어오는 것으로 일정이 조정됐다”고 밝혔다. 이달 셋째 주에 올 물량이 마지막 주로, 다시 다음 달로 미뤄진 것이다. 추진단은 이 물량까지 감안해 8월 중 18~49세 접종 계획을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백신 공급이 밀리면, 8월 접종계획도 흔들린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 7월 한 달간 도입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830만 회분(이스라엘 스와프 분량 제외)이다. 당초 방역당국이 발표한 7월 도입 물량은 1,000만 회분이었으니, 이번에 연기된 모더나 백신 물량은 170만 회분 정도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물량이 8월 초, 제대로 오느냐다. 추진단은 "모더나로부터 백신 공급 차질 이유가 제조 공정상의 문제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스위스에서 만들어 스페인에서 병입하는 방식인데, 25일 공급분을 선적하려던 중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대체 물량까지 투입하려 했지만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이 설명에 따른다면 제조 공정상 문제가 금세 해결되지 않으면 8월분 공급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은영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7월 물량은 8월 물량과 함께 들어올 예정이며, 7월 물량과 8월 물량은 제조소가 달라 8월분은 예정대로 공급된다고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렇다 해도 불안하긴 매한가지다. AZ, 화이자, 모더나, 얀센 백신 중 AZ 백신은 50대 이상으로 접종 연령이 제한됐다. 얀센 백신은 공급량 자체가 얼마 되지 않는다. 40대 이하 접종은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중심인데 모더나가 공급되지 않으면 결국 접종에 펑크가 난다. 화이자 백신의 3분기 공급량은 1,900만 회분인데, 지금까지 600만 회분 정도 들어왔으니 남은 건 1,300만 회분이다. 이는 18~49세 1,700만 명에게 1차 접종도 다 못하는 양이다.
여기다 3분기부터 4,000만 회분 공급된다던 노바백스 백신은 감감무소식이다. 미국에서 아직 허가도 나지 않았다. 정은영 국장은 “허가를 위한 서류 중에 일부 지연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단순 서류 문제라 지금부터 빨리 절차가 진행된다 해도 3분기 접종은 사실상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9월 1차 접종, 11월 집단면역이란 목표를 달성하려면 모더나 백신을 확실히 받아내든지, 화이자 백신 공급을 더 앞당겨야 한다.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외신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면역력이 떨어진 접종자들에게 부스터 샷(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부스터 샷을 본격화하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