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지하철 무료 환승, 쓰레기 종량제 봉투 등 서울시의 주요 환경·교통 정책을 만든 김기춘 전 서울도시철도 사장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66세.
강원 횡성군 출생인 고인은 동대문상고를 졸업한 뒤 서울시립대 재학 중 행정고시(25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서울시 근무를 시작한 직후 2기 지하철 건설 예산 작업에 참여했고, 1992년부터 청소사업본부에서 근무하면서 종량제 봉투 도입을 입안해 1995년 시행했다.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된 쓰레기 분리수거제의 기틀을 잡은 셈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임하던 시기엔 대중교통 체계 개편을 추진했다. 2002년 교통기획과장, 2003년 교통계획과장, 2004년 교통개선기획단장을 맡아 버스 중앙차로제와 버스·지하철 무료 환승 시스템 등 서울 교통 체계를 새롭게 했다. 2006년부터 서울시 환경국장과 맑은환경본부장을 맡았을 땐 남산에 세계 최초로 전기버스를 도입했고, 시내 소각장 4곳을 자치구들이 공동 이용하도록 했다.
2010년 도시교통본부장을 맡았고 이듬해부터 3년간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로써 서울 지하철 5~8호선은 예산, 건설을 거쳐 실제 운영까지 고인의 손을 거친 셈이다. 2007년엔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박진옥씨, 딸 세연·지연씨, 사위 추상혁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8일 오전 11시 20분, 장지는 횡성군 우천면 용둔리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