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이에게 해당 음란물을 소지한 혐의까지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청소년들이 고민 상담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 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접근, 성착취 영상물을 찍어 보내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성적인 내용으로 대화를 유도해 피해자가 관련 내용을 올리면, 이를 캡처해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면서 피해자가 스스로 영상을 찍어 보내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를 통해 피해자 2명으로부터 160개가 넘는 사진과 동영상을 받았다.
1심은 A씨에게 청소년성보호법 관련 음란물 제작·배포, 유사성행위, 강제추행, 음란물 소지 혐의 등을 인정해 징역 7년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10년간 취업제한 등을 선고했고,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한 자가 그 음란물을 소지하게 되는 경우 음란물 소지죄는 음란물 제작·배포죄에 흡수된다"며 "음란물을 제작한 자가 제작에 수반된 소지행위를 벗어나 사회통념상 새로운 소지(다른 아동·청소년 음란물)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행위를 했다면 이는 별개의 음란물 소지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이 피고인이 가진 160여개 사진·영상 중 새로운 소지가 있었는지 살피지 않고 음란물소지죄와 음란물제작·배포죄를 유죄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며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