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여자 펜싱 선수가 경기 패배 후 생방송 인터뷰 중에 남자친구 겸 코치로부터 깜짝 청혼을 받았다.
27일 로이터와 아르헨티나 방송 TyC스포츠 등에 따르면 마리아 벨렌 페레스 마우리세(36)는 26일 2020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32강에서 헝가리 선수에 12-15로 아쉽게 패했다.
마우리세는 경기 후 인터뷰를 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루카스 사우세도 코치가 종이 한 장을 펼쳐 들고 카메라 쪽으로 들어왔다. 먼저 발견한 기자가 웃음을 터뜨리며 선수에게 뒤를 돌아보라고 했고, 어리둥절한 채 돌아본 그는 “나랑 결혼할래?”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남자친구를 보고 비명을 질렀다.
페레스 마우리세는 무릎까지 꿇은 남자친구에게 고개를 끄덕여 청혼을 받았다. 그리고 패배의 눈물이 아닌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예비 신랑’이 된 사우세도 코치와 함께 인터뷰를 이어갔다.
페레스 마우리세는 “(청혼 문구를 본 순간 경기에서 패한) 모든 걸 잊었다”며 “우리는 서로 많이 사랑하고 있고 남은 생을 함께 보내고 싶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가 바비큐 파티를 할 것”이라고 했다.
둘은 17년째 사랑을 키워왔다. 사우세도의 청혼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우세도는 지난 2010년 프랑스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한 차례 청혼했다. 페레스 마우리세는 그러나 ‘지금은 너무 어리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11년 만의 재 청혼에서는 사우세도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이번 청혼은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세도는 “만일 (페레스 마우리세가) 이날 경기에서 이겼다면 다음 기회를 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패배 후 사우세도는 자원봉사자로부터 종이 한 장을 받아 급히 메시지를 적었다고 한다. 깜짝 청혼으로 여자 친구의 슬픔을 잊게하려고 청혼 시점을 '경기 패배 후'로 정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