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이 피해자 코스프레"…셔먼 방중 앞두고도 공방 계속

입력
2021.07.22 22:49
미국-호주 협력 강화에 "옳고 그름 바뀌었다" 
중국과 통상 분쟁 중인 호주는 美에 밀착
관계 악화는 모두 미국 탓으로 돌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방중을 사흘 앞두고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에 날을 세웠다. 미국이 중국과 통상 분쟁중인 호주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자 “미국은 피해자로 위장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과의 대화를 앞두고 중국이 단호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호주의 통상 협력 강화 선언에 대해 “흑백과 옳고 그름이 바뀌었다”며 비판했다. 지난 4월 호주가 중국과의 일대일로 협정을 파기한 뒤 양국은 통상 갈등을 겪고 있는데, 전날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댄 테한 호주 통상장관을 만나 양국의 무역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자 불쾌감을 나타낸 것이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악화한 이유는 호주가 중국의 내정에 무리하게 간섭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양국관계 악화의 책임은 중국에 있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에 대해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은 다자주의와 다자 간 무역체계를 지지하고, 호혜 평등의 원칙에 따른 무역 협력을 지지한다”면서 “그런데 미국은 걸핏하면 제재라는 몽둥이를 휘두르고 각국 기업을 무리하게 억압한다”며 날을 세웠다. 이어 “미국은 자신이 시장경제 규칙을 위반하면서 피해자로 위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미국 국무부 2인자인 셔먼 부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이 한 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셔먼 부장관은 오는 25, 26일 중국을 찾는다. 지난 15일 발표된 동북아시아 순방 일정에 중국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날 극적으로 방문이 성사됐다. 이에 일정 발표 당시 중국이 방중 협의 과정에서 셔먼의 대화 파트너로 외교부 서열 5위인 셰펑 부부장을 내세워 계획이 무산된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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