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에서 날아온 산불 연기, 동부 뉴욕을 뒤덮다

입력
2021.07.21 21:00
미 서부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연기 뉴욕까지 도달
'유해물질 가득' 뉴욕 대기질지수(AQI) 170까지 치솟아


미국 서부지역에서 대규모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바람을 타고 본토 동쪽 끝까지 이동하면서 뉴욕시 전체가 뿌연 연기에 뒤덮였다.
지난 6월 중순부터 '열돔 현상'에 의한 기록적 폭염에 시달려 온 서부는 산불까지 겹치면서 인명 및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오리건과 캘리포니아, 아이다호 등 13개 주에서 최소 83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했고, 지금도 지속하고 있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큰 산불은 오리건주 '부트레그 파이어(Bootleg Fire)'로 서울 면적의 2.6배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역대 가장 큰 산불 중 하나로 꼽힌 이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소방관 2,000여 명이 투입됐지만, 현재 진화율은 30%에 불과하다.

한때 산불 지역에서 뿜어져 나온 잿가루와 섞인 거대한 연기 기둥 '화재적운(불구름)'이 10km 상공까지 치솟기도 했다. 맹렬한 산불로 발생한 막대한 양의 연기는 바람을 타고 동부로 이동했고, 20일(현지시간) 수천 마일이나 떨어진 뉴욕까지 도달했다. 난 데 없는 산불 연기에 자유의 여신상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들이 뿌연 연무에 가려지면서 도시 전체가 불안감에 휩싸였다.

뉴욕시를 뒤덮은 연무는 보이는 것만큼 유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의 대기질지수(AQI)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보다 9배나 높은 170까지 치솟았고, 인근 필라델피아가 172, 보스턴은 150을 기록했다.

서부에서 발원한 연기가 하늘을 뒤덮자 뉴욕주는 대기질건강주의보를 발령했다. 주 보건당국은 유해물질 흡입을 방지하기 위해 보호 마스크 착용과 호흡기에 민감한 사람은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