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확정에 김경수 “사법 역사 오점”...특검은 “공정선거 경종”

입력
2021.07.2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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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측, 확정 직후 기자들 만나 "실망스런 판단"
김경수 경남도청 나서며 "진실찾기 이제 국민 몫"
허익범 특검은 "선거 여론조작에 대한 단죄" 평가

"형사 사법의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입니다."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21일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지사 측이 대법원을 향해 강한 유감을 표현했다. 반면 김 지사를 재판에 넘긴 허익범 특별검사는 "정치인이 사조직을 이용해 선거를 방해한 책임에 대한 단죄"라고 밝혔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인 김성수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리적 의심이 배제될 정도로 엄격하게 증명해야 한다는 형사사법 원칙이 있는데, 그런 사명을 대법원이 다했는가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판결이 사실 관계 자체를 바꿀 순 없을 것"이라며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터뜨렸다.

대법원은 이날 김 지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등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원심의 무죄 결론을 유지했다.

이날 경남도청에 출근했던 김 지사도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대법원 선고가 나온 직후 도청을 떠나면서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실 찾기가 벽에 막혔다고 진실이 바뀔 수는 없다"며 "저의 결백과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그 최종 판단은 이제 국민들 몫으로 넘겨드려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허익범 "앞으로 선거 치를 이들에 대한 경종"

허익범 특검은 "대법원 선고는 진실을 밝혀달라던 피고인 요구에 대한 답"이라며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대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느 특정인에 대한 처벌의 의미보다는, 앞으로 선거를 치르는 분들이 공정한 선거를 치르라는 경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직선거법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죄로 판단했던 1심과 달리 2심과 대법원은 "(김 지사의) 센다이 총영사 제안이 당시 지방선거의 선거운동과 관련해 이뤄진 것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허 특검은 이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사실까지 다 인정하면서도, 그 의미를 축소해 대선의 대가로만 평가한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날 대법원 앞에는 허 특검의 입장 발표가 시작되자 김 지사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한때 소동이 빚어졌다. 지지자들은 허 특검이 탑승한 차량을 향해 "뭐가 여론조작이라는 거냐"고 고함을 치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신지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