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 코로나 '돌파감염' 1명 아니었네" 확진자 비공개 원칙 논란

입력
2021.07.21 15:30
백악관 관리 감염됐지만 언론 보도로 확인
美 언론 "확진자 공개 기준 제한적" 지적도

미국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돌파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직원이 나오면서다. 문제는 백악관 내 코로나19 돌파감염이 첫 사례가 아니고, 확진자 공개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점이다. 확진자 비공개 원칙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지난주 같은 리셉션 행사에 참석했던 한 백악관 관리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수석대변인이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0일 보도했다.

앞서 하원의장 수석대변인은 지난 12일 텍사스주(州) 주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 대표단이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찾았을 때 이들을 접촉했다. 텍사스주 투표권 제한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텍사스를 떠나 워싱턴으로 왔던 의원들 가운데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백악관 관리 등도 이들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백악관 관리는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접촉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감염자는 바이든 대통령이나 다른 백악관 관리를 접촉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접촉자와 동선 등에 대한) 추적이 이뤄졌고 (확진자의) 증세는 경미하다”라고 설명했다. 또 향후 회의나 행사 일정이 변경될 상황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백악관 직원 중 코로나19 돌파감염 사례가 더 있었는데도 이를 사전에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는 논란도 일고 있다. 사키 대변인도 감염 사례가 더 있었다고 인정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의 공개 기준은 제한적”이라며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대통령 보좌관이나 부보좌관, 특별보좌관일 때만 양성 판정 사례를 공개한다”라고 지적했다. 백악관 직원 524명 중 138명만이 이런 직함을 갖고 있어 전체의 4분의 3 정도는 확진된다 해도 공개가 안 되는 셈이라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또 확진자가 나와도 백악관 건물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통보되지 않는 점도 투명성 논란으로 이어지는 대목이다.

인도발 델타 변이가 기세를 올리면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은 미국으로서도 부담이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이날 미 상원 청문회에서 최근 확진자 중 델타 변이가 8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7월 첫 주의 (델타 변이 비중) 50%에서 극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비에르 베세라 미 보건복지장관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다시 90일간 연장했다. 미국은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한 지난해 1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90일마다 이를 갱신하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