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렉키로나' 볕 드나, 인도네시아서 해외 첫 사용승인

입력
2021.07.20 14:35
인니, '델타 변이' 확산세에 긴급사용승인
미국 FDA·유럽 EMA '사용승인'도 탄력 붙을 듯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지난 17일 인도네시아 식품의약품감독청(BPOM)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렉키로나가 해외에서 사용승인을 받은 건 처음이다.

BPOM도 이날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성인 고위험군 경증환자와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렉키로나의 긴급사용을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전파력이 강한 인도발(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번지면서 최근 하루 확진자가 5만 명을 돌파하는 등 기하급수적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9일 기준 인도네시아 코로나19 확진자는 288만 명, 사망자는 7만3,600명에 달한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보건당국의 긴급사용승인 없이 자가 처방에 의존하거나 인터넷 정보로 알게 된 약을 사용해 안정성 높은 코로나19 치료제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렉키로나가 인도네시아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데는 최근 델타 변이에 대한 동물효능시험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셀트리온은 델타 변이에 감염된 쥐 49마리를 대상으로 렉키로나를 투입한 결과, 약물을 투입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바이러스 역가가 크게 줄었고 체중 감소 방어 효과 등 임상적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확산세 원인이 델타 변이인 만큼 렉키로나가 현지 방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앞서 브라질발 감마 변이와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베타 변이에 대해서도 동물효능시험 단계에서 임상적 개선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이번 해외 첫 승인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 다른 국가 수출 협의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렉키로나는 지난 3월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품목허가 전 사용 권고'를 받아 유럽 내 처방이 가능하다. 셀트리온은 유럽에서 정식 품목허가를 위한 롤링리뷰(허가신청 전 사전검토)를 진행 중이며, 미국에서의 품목허가 신청도 준비 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은 긴급사용승인에 대한 사전협의 단계가 특히 중요한 편"이라며 "타당성 있는 심사 자료를 제출하는데 집중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의 렉키로나 긴급사용승인에 셀트리온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셀트리온 주가는 전날보다 3.8% 오른 27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도 11만6,700원으로 3.92% 상승했다.

이소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