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에 방역실패 책임을 묻고 피해보상을 받겠다는 것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절박한 심정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한지엽 중소상공인·자영업자비상행동연대(이하 비상행동연대) 대표는 1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대응 행정명령을 받은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손실피해센터를 설치하고, 영업손실보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 6,000명 정도의 자영업자들로부터 피해 접수를 받았다"면서 "1인당 피해금액은 적게는 수백만 원부터 많게는 수억 원에 달한다. 신고센터를 통한 추가 접수분까지 포함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소송은 이르면 9월쯤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손실보상법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경찰이 자영업자 차량시위에 엄정 대응에 나선 것도 집단소송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국회를 통과한 손실보상법은 소급적용이 안 되고, 1인당 최고 900만 원까지만 지원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통과돼 소상공인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통제하는 반면, 중소상공인들의 합법적 1인 시위와 차량시위는 억누르는 등 편파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들 이외에도 자영업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4~16일 서울시내 차량시위를 주도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올 2월 정부를 상대로 3억2,5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헬스장 등 실내체육업주로 구성된 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연맹도 17억8,000만 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코인노래방협회도 지난 1월 서울시를 상대로 25억 원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