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집회를 통한 확진자 전파 인과성이 확인되면 구상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난 3일 경찰과 서울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석자 중 3명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18일 "현재 코로나 19 대유행과 관련, 집회와 관련 없는 다른 곳으로 전파가 됐다는 인과성이 확인될 경우 민주노총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 당시 서울시에 적용되던 사회적 거리두기는 3단계로, 10명 이상의 집회는 금지되는 상황이었다.
전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17일 2명이 추가 확진됐다. 방대본은 "역학조사 결과 3명 모두 3일 민주노총 집회 참석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와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민주노총에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금지를 통보했다. 하지만 3일 민주노총은 종로 일대에서 8,000명 규모의 집회를 강행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민주노총 집회에 참석한 회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긴급 입장문을 내고 "지난 노동자대회 참석자 전원에게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가까운 선별검사소를 찾아 즉시 진단검사를 받아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참가자들에게 조속하게 선제적 검사를 받을 것을 조치했다"며 "이후 결과에 대한 빠른 판단과 조치를 통해 상황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선 "일반적인 잠복기를 경과하는 시점에서 나온 대회 참가자의 양성 판정 결과를 가지고 마치 7월 3일 대회가 주요 감염원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발표는 부적절하다"면서 "이는 코로나 4차 대유행에 대한 마녀사냥과 다름없으며, 향후 심각한 갈등 상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시는 방역수칙 위한 행사와 집단 행동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해왔다. 지난해 9월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의 중심에 있던 전광훈 목사와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대상으로 46억 원 규모의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서울중앙지법에 신천지예수교회와 사단법인 새하늘새땅 증거장막성전예수교선교회,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상대로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