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카카오페이에도 사실상 “공모가 낮춰라” 요구

입력
2021.07.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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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크래프톤과 SD바이오센서 증권신고서에 제동을 걸었던 금융감독원이 카카오페이에도 '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워낙 투자자 관심이 쏠리는 대어급 공모주인 데다 몸값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만큼 사실상 "공모가를 낮추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 상장 일정표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2일 제출된 카카오페이의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에 중요사항이 기재되지 않았거나 내용이 불분명한 경우 정정을 요구할 수 있다. 금감원 측은 "신고서에 미흡한 점이 있어 보완 요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금감원에서 카카오페이의 희망 공모가가 과도하게 높다고 판단, 공모가 산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근거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주당 공모 희망가는 6만3,000~9만6,000원이었다. 적정 시가총액을 16조6,000억 원 수준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페이가 비교 기업으로 페이팔과 스퀘어, 파그세구로 등 세계적인 결제 서비스 업체들을 꼽으면서 희망 공모가가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도 되지 않는 카카오페이가 전 세계 상대로 서비스하는 기업들을 기준으로 삼다 보니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측정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마찬가지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크래프톤의 증권신고서에도 정정을 요청했고, 크래프톤은 비교 그룹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공모가 희망 범위를 낮춰 이달 1일 다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SD바이오센서도 공모가 희망 범위를 6만6,000~8만5,000원으로 제시했다가 금감원에 '퇴짜'를 맞으며 4만5,000~5만2,000원 수준으로 낮춘 바 있다.

이르면 8월 초 일반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었던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IPO)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일정을 포함해 전체적인 상황을 논의 중"이라며 "다음주쯤 자세한 내용이 나올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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