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저격?... 정세균 "음주운전 경력자 공직기회 박탈돼야"

입력
2021.07.15 19:10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5일 "음주운전 범죄 경력자는 선출직을 포함해 모든 공직의 기회가 박탈돼야 한다"며 음주운전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음주운전으로 부인을 잃은 경찰관의 글을 소개하며 음주운전에 대한 엄단을 강조한 것이지만, 경쟁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박용진 의원을 에둘러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음주운전 범죄는 예외 없이 엄단해야 한다. 민주당부터 공직 검증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이 있지만, 현행법에서 형량을 조금 높인 것에 지나지 않아 피해를 줄이는데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음주운전은 나와 내 가정은 물론이며 타인의 가정까지 파괴하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회적 악습의 고리를 끊고, 강력한 사법적 정의가 지켜져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가해자보다 피해자의 고통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 사고 시 즉각 면허를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과 혈중알코올농도로 형의 경중을 주는 제도 폐지, 음주단속 적발 시 면허 재취득 요건 강화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공직자의 음주운전을 거론한 배경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도덕적 검증'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민주당 대권주자 6명 중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후보는 이 지사와 박 의원이다. 이 지사는 2004년 150만 원, 박 의원은 2009년 100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정 전 총리는 지난 5일 TV토론에서도 "대통령의 덕목 중 도덕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을 거론하며 이 지사를 궁지로 몰았다. 당시 이 지사는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김민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