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사실상 우세종" ... AZ백신 접종간격 축소 검토

입력
2021.07.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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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이틀째 역대 최다 수준인 1,600명대를 기록했다. 일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2배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사실상 우세종으로 이번 4차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델타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을 좁히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부랴부랴 델타 변이 대응을 내놓고 있지만, 이미 늦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600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 1,555명은 지역사회에서 나왔다. 서울 518명, 경기 491명, 인천 89명으로, 수도권 비중이 70.6%(1,098명)에 달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델타 변이가 국내에서 사실상 우세종이 됐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중 63%가 델타 변이 환자로 나타난 것이다. 4~10일 일주일간 확인된 주요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536명인데 이중 374명이 델타형에 감염됐다. 162명은 알파 변이 확진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있지만 8월쯤에는 델타 변이가 우점화(바이러스 분포 중 가장 많을 뿐 아니라 과반 이상을 넘는 종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AZ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을 기존보다 좁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접종 중인 백신들이 델타 변이 등에 대해 높은 보호 효과를 내려면 2차 접종까지 완료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11주 간격인 AZ 백신은 1,2차 접종 간격이 너무 길어 이를 좁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최근 코로나19 유행상황을 고려해서 AZ백신 1,2차 접종 간격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AZ백신 2차 접종은 화이자 백신으로 교차접종되고 있는 상황이라 7월 중에는 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또 이날부터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가 없으면 내외국인 모두 항공기 탑승을 제한키로 했다. 델타 변이의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입국할 경우 해주는 자가격리 면제 조치는 계속 유지키로 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현재로서는 자가격리 면제 시스템 쪽의 문제 가능성에 대해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도 "모니터링과 평가 이후 변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이후 해외 예방접종 완료 후 자가격리 면제 입국자 1만3,448명 가운데 입국 뒤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아랍에미리트, 우간다 등 입국자 6명이다.

최원석 고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로 인한 감염 확산세 대응을 위해서는 AZ 백신 2차 접종 간격을 최대한 줄여 접종을 늘린다 해도 효과를 내는데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며 "그 때문에라도 수도권에는 추가적인 방역수칙을 적용하고, 비수도권에는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