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축제' 올림픽을 일주일여 앞둔 도쿄는 한마디로 '적막'했다. 개막식이 열리는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은 물론, 주요 도심 지역에서도 오가는 차량이나 사람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국내 주요 일간지 기자들로 구성된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이 15일 보내온 항공사진 속에서 도쿄는 마치 '유령도시'처럼 변해 있었다.
팬데믹 상황에서 올림픽을 앞둔 도쿄의 모습은 역대 올림픽 개최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올림픽을 앞두고 개최 도시마다 각국 선수단과 취재진, 경기를 보기 위해 몰려든 각국 여행객들로 도시 전체가 들뜨고, 경기장 주변은 막바지 준비에 분주했던 데 비해 도쿄는 차분하다 못해 삭막한 느낌이 들 정도다.
코로나19로 정부 관계자 등 수백 명만 참석한 가운데 개·폐회식이 열릴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엔 15일 대회 기간 올림픽기가 걸릴 게양대와 배드민턴 셔틀콕을 연상시키는 대형 시설물이 설치돼 있을 뿐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주경기장 바로 옆 보조 야구장은 흰색 대형 천막을 비롯한 구조물이 가득 들어찬 가운데, 서너 명의 인력들이 움직이는 모습만 포착될 정도다.
지난 13일 공식 개촌식이 열린 올림픽 선수촌 역시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회 기간 1만8,000여 명의 선수 및 관계자들이 이용할 예정인데, 각국 선수단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입국을 최대한 미루는 바람에 현재 대부분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선수촌은 물론 주변 도로 역시 오가는 차량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도쿄 시내의 모습도 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둔 시기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요하다. 최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깊어 보인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도쿄에 12일부터 내달 22일까지 6주 시한의 4차 긴급사태를 선포했지만, 확산세가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4일 방일 중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만반의 감염 대책을 강구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거듭 밝혔다. 하지만 매일 3,0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도쿄올림픽 개최 무용론은 개막 당일까지도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