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을 위반하고 ‘KBO 리그 중단’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한 NC 구단 선수 4명에 대한 처벌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등에 따르면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는 지난 5일 밤 서울 원정 숙소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외부인 여성 2명을 불러 술자리를 했다. 이후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그리고 외부인 2명 등 모두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명백한 방역 지침 위반이다. 박민우 역시 술자리에 있었지만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로 이미 백신(화이자)을 맞은 뒤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KBO는 지난 12일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이후 역학 조사 과정에서 ‘술자리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수들과 외부인이 1차 역학 조사에서 이 모임 자체를 누락(해 보고)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12~13일 호텔 CCTV 등을 통한 심층 역학 조사 결과 선수 4명과 외부인 2명 등 6명이 호텔방에서 맥주를 마신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선수 3명(박민우 제외)과 외부인 2명 등 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NC 선수들은 그러나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에서 묻는 내용에 사실대로 답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민우는 역학 조사를 받지 않았다.
이들에 대한 처벌은 △경찰 수사 결과와 △KBO 상벌위원회 징계 등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방역 수칙을 위반한 부분은 과태료 대상이다. 특히 고의로 사실을 누락ㆍ은폐하는 등 역학 조사를 방해한 사실이 인정되면 2년 이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의 벌금(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받을 수 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실제로 지난해 5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의 한 학원강사 A(24)씨가 역학 조사과정에서 직업과 동선 등을 속였다가 1심 법원 판결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지난 13일에는 제주에서 동선을 숨겼던 목사 부부가 징역 8개월에 집행 유예 2년을 받았다.
심각성을 인지한 KBO는 경찰 수사 결과에 앞서 징계를 결정할 방침이다. 16일 상벌위원회가 열린다. KBO 규정에 따르면 경기장 밖에서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을 1차 위반했을 경우는 벌금 100만원이다. 하지만 ‘품위 손상 행위’(KBO규약 제151조)에 대한 제재 규정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지침 위반 관련 규정은 없지만 총재가 사안의 경중과 심각성에 따라 추가 제재할 수 있다. 이번 행위가 '리그 중단'이란 초유의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에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률 전문가에 따르면 KBO가 리그 중단 피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따질 경우 해당 선수들에게 구상권도 청구할 수 있는 사안이다. 순간의 안일한 선택으로 '삼중 처벌'을 맞닥뜨리고 있는 선수들은 향후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