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실패 책임을 서울시장에게 떠넘기는 것은 더 이상 대통령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고백으로 들린다."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
14일 0시 기준 638명의 확진자가 서울에서 발생,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지만, 정파적 이해를 놓고 볼썽사나운 싸움이 이어졌다.
김 부시장은 이날 오전 ‘책임 전가 중단하고 책임 방역에 힘 모아야 할 때’라는 제목의 개인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께서는 국민의 자발적이고 수준 높은 시민정신 덕분에 가능했던 ‘K방역’을 정권의 치적으로 자화자찬하다가 4차 대유행에는 ‘모두의 책임’으로 과오를 나누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앞서 11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해 "정부의 방역 정책을 무시한 지방자치단체별 섣부른 방역 완화는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날을 세우는 등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서울시 방역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반격'을 날린 셈이다. 당시 한 대변인은 "서울시의 서울형 상생방역 시범사업과 자가검사키트 시범사업 등은 실패한 방역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 부시장은 '청와대의 책임'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질병관리청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성급하게 방역을 풀면 안 된다고 수차례 경고했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과학방역이 아닌 내년 선거를 앞두고 경기부양을 내세운 정치방역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번 4차 대유행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의 저주’라고 말한다”며 청와대를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 부시장은 안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안 대표와 오 시장의 서울시 공동운영 약속에 따라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부임했다.
또 김 부시장은 방송인 김어준씨에도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사회적 공기인 공영방송을 사회적 흉기로 사용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근간인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반언론 행위마저 자행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씨는 자신의 방송에서 '오 시장이 서울시 전담 역학조사 태스크포스(TF)를 해체했다'고 말했지만, 서울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TF 해체는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면서 TBS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책임 공방에 아쉬움을 표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분히 정치적인 공방"이라며 "문제가 있을 때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현재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보기 좋은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어디에 책임이 있는지 서로 미루는 것은 좋지 않은 태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