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맞수] 자유형 남자 200m, 황선우 vs 마쓰모토

입력
2021.07.15 04:30
21면
내년 아시안게임까지 라이벌 구도
쑨양에 이어 은메달 마쓰모토
1분44초대 박빙의 승부 예고
벽은 높지만 성장기 고교생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시각

“자유형 남자 200m에서 향후 3년간 가장 강력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2020 도쿄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도 한일 맞대결이 펼쳐진다. 이 결전은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이어진다. 기록상 종이 한 장 차로 승부가 갈릴 만큼 팽팽해 한일간 자존심 대결 또한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 수영의 간판인 황선우(18)와 마쓰모토 가쓰히로(24)간 대결을 놓고 수영계에서 내놓은 분석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영 선배 마쓰모토는 황선우에게는 넘어서야 할 존재였다. 마쓰모토는 2018년 자카르·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각각 은메달을 딴 세계적인 선수다.

올해 5월을 지나면서 황선우는 마쓰모토와 대등한 위치에 섰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올림픽 자유형 200m 메달권 기록인 1분44초대에 진입(1분44초96)하면서 마쓰모토(1분44초65)에게 근접한 것이다.

황선우의 기록은 지난해 11월 자신이 세운 세계주니어신기록(1분45초92)을 6개월만에 0.96초 단축한 것으로, 올해 국제수영연맹(FINA) 성인 세계 랭킹으로도 5위 기록이다. 특히 박태환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며 세운 한국기록(1분44초80)과 0.16초 차에 불과하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중국 쑨양(1분44초65)에 이은 은메달 성적이어서 수영계는 흥분돼 있다.

반면 마쓰모토는 1936년 베를린 대회 자유형 1,500m 데라다 노보루 이후 일본 남자 자유형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 도전에 나선 일본 역대급 선수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자유형 200m 금메달 선수인 쑨양이 도핑검사 방해 혐의로 자격 정지돼 도쿄 대회에서 라이벌마저 없어졌다. FINA 기록상 덩컨 스콧ㆍ톰 딘(이상 영국)이 앞서 있지만 극복 가능한 수준인 데다, 홈 이점을 안고 있어 현재 마쓰모토는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마쓰모토는 지난해부터 상체 근육을 키운 효과를 보며 4월 도쿄올림픽 수영 경기장인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남자 자유형 200m 종전 일본 기록을 0.48초 단축하며 신기록을 썼다. 광주 대회뿐만 아니라 리우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획득이 가능한 기록이다.

황선우는 마쓰모토라는 벽이 버겁지만, 성장기인 고등학생임을 감안하면 마쓰모토를 넘어 세계 정상에도 오를 수 있다는 게 수영계 시각이다.

우선 황선우는 자신의 우상인 박태환과, 롤모델인 수영 역사상 최고 선수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같은 나이였을 때보다 빠르다. 186cmㆍ72kg로 뛰어난 신체 조건과 타고난 물감을 바탕으로, 지난 2년 사이 자유형 200m에서 6초, 자유형 100m에서 3초 가량 개인 기록을 단축해 무한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간 부족한 기술인 스타트와 턴을 보완한 점도 이번 도쿄 대회에서 또 한번 기록 단축을 기대하는 요인이다. 황선우는 턴을 한 뒤 몸을 물속에서 밀어내 헤엄치는 거리가 약 7m였는데, 펠프스는 10m 넘게 헤엄치며 물의 저항을 줄여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황선우는 “현재 컨디션은 70% 정도 올라왔고, 레이스 부분을 끌어 올리려 페이스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고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