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시대의 아리아
신종원 지음. 2020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 작가가 출간하는 첫 소설집. 신춘문예 당선작 '전자 시대의 아리아'를 표제작으로 총 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실었다. 작가는 음향, 음성 기호 등을 서사로 풀어낸다. 표제작 '전자 시대의 아리아'는 일제강점기의 고문 시설 적산가옥에 울려 퍼진 음성 기록에 대한 이야기다. 공간과 텍스트, 이미지를 포함하는 '사물의 역사'에도 주목한다. 고생대 말기 광물로 제작된 캐논 카메라('옵티컬 볼레로'), 여러 연주자를 거쳐 박물관에 이른 바이올린의 역사('저주받은 가보를 위한 송가집') 등을 소재로 삼았다. 문학과지성사·304쪽·1만4,000원
△틸: 줄 위의 남자
다니엘 켈만 지음. 박종대 옮김. 17세기 유럽 전역을 휩쓴 최대의 종교 전쟁인 '30년 전쟁'을 배경으로 한 광대의 생애를 그린 소설. 14세기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독일 민담 속 캐릭터 '틸 울린슈피겔'을 재창조했다. 울린슈피겔은 권력층과 성직자를 조롱하고 짓궂게 사람들을 괴롭히는 어릿광대이다. 소설에서 '틸'은 교회의 탄압을 받다 죽음에 이르는 아버지를 목격한다. 이후 도망쳐 떠난 곳에서 우연히 한 유랑 가수를 만나며 자유로운 광대의 삶을 살게 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최고의 역사소설로 선정했으며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 중이다. 다산책방·528쪽·1만6,800원
△같았다
백가흠 지음. 2005년 첫 소설집 '귀뚜라미가 온다'로 주목받았던 중견 작가 백가흠의 신작. 2015년 '四十四'(사십사) 이후 6년 만에 펴낸 소설집이다. 윤리 문제를 다루는 단편 아홉 편을 실었다. 다소 독특하지만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소설에서 지향하는 '윤리적' 종결 방식으로 끝나지 않는 것 또한 차별점이다. 누구도 온전한 의미의 '윤리적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을 통해 역설적으로 진정한 윤리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문학동네·328쪽·1만4,000원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
김경후 지음. 1998년 등단한 시인 김경후의 신작 시집이다. 시집 곳곳에 한때는 함께했으나 지금은 부재하는 대상의 흔적을 지키는 고독과 쓸쓸함이 묻어 있다. 고독이 외롭고 고립된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시 '툭'에서 화자는 대상과 멀어졌지만 "홀로가 아니라 스스로 내가 되는 소리" 라며 홀로 될 때 비로소 성숙해질 수 있음을 말한다. 문학과지성사·98쪽·9,000원
△콘크리트의 섬
J.G.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해 '교통섬'에 불시착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로빈슨 크루소'에서 크루소가 좌초한 무인도에는 물자로 가득한 난파선이 있다면, 교통섬은 폐차들과 도로에서 떨어진 음식 쓰레기로 가득하다. 농업 지식이 크루소의 목숨을 구했듯 교통섬에서는 주인공이 자동차와 건축에 대한 지식으로 생존한다. 현대 문명의 인간 소외를 날카롭게 통찰한다. 현대문학·276쪽·1만4,000원
△박완서
유은실 지음. 6·25 전쟁 이후 현대 한국 사회의 아픔과 부조리를 날카롭고도 따뜻하게 그린 한국 대표 작가 박완서의 일생을 담았다. 박완서는 1931년생으로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의 험난한 역사를 모두 겪었다. 그는 남녀 차별이 만연한 사회 속 여성들, 전쟁 때 헤어진 이산가족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이들 인물을 작품으로 구현해 내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넨 박완서의 작품을 돌아본다. 비룡소·72쪽·9,500원
△인어의 걸음마
이종산 외 지음.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문제를 '장애'라 정의한다면 미래 사회에는 무엇이 과연 장애이고, 무엇이 정상인가. 네 명의 작가들은 각각의 SF 소설을 통해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는다. 장애와 정상의 경계를 뛰어넘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를 바란다. 또 성 소수자와 장애인이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말한다. 서해문집·168쪽·1만1,900원
△소녀x몸 교과서
윤정원,김민지 지음. 가슴, 여드름, 털, 월경 등 2차 성징으로 인한 몸 구석구석의 변화를 들려준다. 산부인과 전문의, 여성주의 활동가인 저자들이 만나 여성의 몸과 관련된 스물다섯 가지 주제를 풀어낸다. 사춘기에 찾아오는 몸의 변화는 개인차가 있으니 가슴이 남들보다 크거나 작아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브래지어 착용이나 제모는 선택 사항일 뿐 의무가 아니다. 나아가 연애나 성 관계 시 몸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갖는 것이 꼭 필요함을 강조한다. 우리학교·248쪽·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