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형 암’의 대표 격인 전립선암이 급증하면서 어느 새 국내 남성 암 4위다. 1999년 10만 명당 3.2명이었다가 2017년 12.9명으로 연간 8.5%씩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공명영상(MRI)을 활용해 불필요한 전립선 조직 검사와 이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전립선암 진단 기준이 마련됐다.
김명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홍성규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은 전립선암 진단을 위해 조직 검사가 필요한 사람을 검사 시행 전 MRI로 선별해 내는 기준을 마련해 세계비뇨의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전립선암은 전립선 특이 항원(PSA) 검사 후 수치가 높아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환자에 한해 조직 검사로 진단된다.
PSA 검사 수치가 높다고 해서 전부 전립선암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전립선 조직검사는 경직장 초음파 검사를 활용해 전립선에 바늘을 찌르는 천자(穿刺) 후 조직을 획득하는 침습적인 검사이므로 출혈ㆍ통증ㆍ감염 등 잠재적인 합병증 발생 위험성이 있다.
이 때문에 PSA 수치가 높은 사람 가운데 전립선 조직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을 선별해 조직 검사 자체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불필요한 전립선 조직 검사와 이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임상에서는 전립선 조직 검사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조직 검사 전 비침습적 MRI 검사를 시행하고, 의심 병변 위치를 특정해 검사하는 MRIFTB(초음파-MRI 퓨전 조직 검사)를 도입했지만 어떤 사람들에게 조직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에 2013년 5월~2019년 2월 MRIFTB를 시행한 755명에게 조직 검사 전 MRI 및 임상 소견과 실제 전립선암 확진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연령ㆍPSA 검사 농도ㆍ조직 검사 전 MRI 소견이 전립선암 확진과 관련된 주요 인자였다. 이 세 가지 주요 인자에 따른 전립선암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MRI에서 PI-RADS 3등급 이하로 전립선암 의심 병변이 없고, 0.2 ng/mL2 이하로 PSA 농도가 낮은 사람은 나이ㆍ조직 검사 여부 등과 관계없이 전립선암이 진단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 조직 검사가 불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명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조직 검사 전 MRI 검사를 시행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조직 검사가 불필요한 환자를 가려낼 수 있고 조직 검사 후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