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12일부터 4단계로 올라간다고 결정 난 상황에서 9일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내놓은 경고다.
천 교수는 '수도권발(發) 4차 대유행'의 원인을 ▲백신도 무력화하는 높은 전염력을 지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무증상 감염자 증가 ▲백신 면역 효과 감소 등을 제시하며, 같은 이유로 올 하반기 세계적 대유행이 도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일 연속 1,200명을 넘어선 데 놀란 정부가 부랴부랴 거리 두기 초강수 조치를 내놨지만, 천 교수는 "너무 늦었다"고 잘라 말했다. 전문가들이 보기에, 델타 바이러스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국내에 들어와 있었고, 6월 말부터 확산세가 올라왔다는 것.
▲비수도권 거리 두기를 강화하지 않아 풍선 효과가 우려되는 점 ▲해외입국자 가운데 일부 국가의 격리 면제 조치를 유지하는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혔다.
바이러스가 잘 퍼진다는 겨울도 아닌 더운 여름, 백신 접종률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왜 이토록 확산세가 심해진 걸까.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다.
천 교수는 '백신 만능주의'에 빠져 방역을 소홀히 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는 백신 면역 효과를 넘어서고 있다. 당장 영국의 경우 백신 접종률이 1차는 90%에 육박하고, 2차도 65%가 넘지만, 속수무책이다. 마스크를 벗었던 이스라엘도 다시 마스크를 쓰고 있다.
화이자가 델타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부스터샷(면역 효과 연장을 위한 추가 접종) 개발에 나선 건 현재 백신 접종만으로는 효과가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천 교수는 "백신은 중증이나 사망을 예방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않는다"며 "가장 중요한 건, 접촉하지 않는 것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식당과 카페 등을 불가피하게 이용할 때도 마스크를 벗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천 교수는 당부했다.
"델타 변이의 특성상 약간의 접촉으로도 감염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대화를 하지 말고, 식사 후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는 습관이 몸에 완전히 배어야 합니다. 또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너무 오래 틀 때는 자주 환기해야 합니다."
1,200명이 수만 명으로 늘어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우리 스스로가 모두 지켜야 할 수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