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미의 경고 "확산세 못 꺾으면 수도권 확진자 수만 명 나올 수도"

입력
2021.07.10 10:30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
전염력 강한 델타 바이러스 수개월 전 들어와
백신은 중증 예방에 효과적, 기본은 거리 두기
활동 많은 젊은층, 실내 접촉-대화 최소화해야


"만일 이 상태에서 확산세를 꺾지 못한다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영국처럼 수만 명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12일부터 4단계로 올라간다고 결정 난 상황에서 9일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내놓은 경고다.

천 교수는 '수도권발(發) 4차 대유행'의 원인을 ▲백신도 무력화하는 높은 전염력을 지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무증상 감염자 증가 ▲백신 면역 효과 감소 등을 제시하며, 같은 이유로 올 하반기 세계적 대유행이 도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개월 전 들어온 델타 바이러스, 선제 차단 못 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일 연속 1,200명을 넘어선 데 놀란 정부가 부랴부랴 거리 두기 초강수 조치를 내놨지만, 천 교수는 "너무 늦었다"고 잘라 말했다. 전문가들이 보기에, 델타 바이러스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국내에 들어와 있었고, 6월 말부터 확산세가 올라왔다는 것.

▲비수도권 거리 두기를 강화하지 않아 풍선 효과가 우려되는 점 ▲해외입국자 가운데 일부 국가의 격리 면제 조치를 유지하는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혔다.

바이러스가 잘 퍼진다는 겨울도 아닌 더운 여름, 백신 접종률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왜 이토록 확산세가 심해진 걸까.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다.


'백신 넘어서는 델타'... 거리 두기, 마스크가 기본

천 교수는 '백신 만능주의'에 빠져 방역을 소홀히 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는 백신 면역 효과를 넘어서고 있다. 당장 영국의 경우 백신 접종률이 1차는 90%에 육박하고, 2차도 65%가 넘지만, 속수무책이다. 마스크를 벗었던 이스라엘도 다시 마스크를 쓰고 있다.

화이자가 델타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부스터샷(면역 효과 연장을 위한 추가 접종) 개발에 나선 건 현재 백신 접종만으로는 효과가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천 교수는 "백신은 중증이나 사망을 예방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않는다"며 "가장 중요한 건, 접촉하지 않는 것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접촉'과 '대화' 줄이는 습관, 실내 환기도 신경 써야

특히 식당과 카페 등을 불가피하게 이용할 때도 마스크를 벗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천 교수는 당부했다.

"델타 변이의 특성상 약간의 접촉으로도 감염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대화를 하지 말고, 식사 후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는 습관이 몸에 완전히 배어야 합니다. 또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너무 오래 틀 때는 자주 환기해야 합니다."

1,200명이 수만 명으로 늘어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우리 스스로가 모두 지켜야 할 수칙이다.

강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