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 공연계도 분주… 시작 시간 당기고 부대행사 취소

입력
2021.07.09 16:57
소극장서 최초 관객 감염 사례까지 나와 전전긍긍

12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공연계에 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당장 공연 시간 조정으로 집단 취소 사례가 발생하는 등 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소극장에서는 처음으로 관객 감염 사례까지 발생, 회복세에 돌입한 공연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9일 공연계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강화돼도 현행 좌석 간 거리두기 규정은 유지된다. 현재 공연장에서는 동반자가 최대 4명까지 붙어 앉을 수 있고, 그 외에는 한 칸씩 띄어 앉아야 한다. 지난해처럼 두 칸 띄어 앉기를 하지 않는 이상 당장 공연 취소 사례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확진자 확산세가 변수다. 한 국립단체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부로부터 별도의 지침을 받지 못했지만, 셧다운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연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만 각종 부대행사는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국립극장은 1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2021-2022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발표' 기자간담회를 전격 취소했다. 배우 등 공연인과 관객과의 대화의 장을 추진했던 공연 단체들도 화들짝 놀라 행사를 철회하는 분위기다.

뮤지컬이나 연극 등 러닝타임이 긴 작품은 공연 시작 시간을 앞당기거나, 인터미션 시간을 단축하는 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되면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뮤지컬 '시카고'는 인터미션 시간을 5분 줄였고, '마리 앙투아네트'와 연극 '스웨트'의 경우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하는 공연을 30분 앞당겼다. 오후 10시 전에 공연을 마치기 위해서다.

무대에 올라가는 인원이 많은 공연의 경우 출연자 수를 줄이는 등의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 수도권 오케스트라 관계자는 "편성이 크거나, 성악이 필요한 곡은 연주자 수를 축소하거나 프로그램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장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관객 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공연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인 연극 A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 B씨가 지난달 29일 최초 확진된 것으로 밝혀졌다. B씨와 함께 공연했던 배우들과 다른 공연을 위해 소극장을 찾은 또 다른 배우들, 관객 등 모두 22명이 확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극장은 무대와 객석, 객석과 객석 간 거리가 좁았으며 지하에 위치해 환기도 쉽지 않아 감염에 취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장재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