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정부에 역학조사요원 300명 추가 지원을 긴급 요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연일 500명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인력 부족으로 역학조사를 제때 하지 못하고, 이 때문에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사례가 일부 자치구에서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수도 서울 방역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8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중대본에 역학조사요원 약 300명을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 소속 역학조사관은 75명으로 수습역학조사관 15명, 한시적 종사명령 60명이다. 자치구는 수습 52명, 한시적종사명령 41명 등 93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방역 일선에 있는 자치구들은 역부족이라고 호소한다. 이날 오전 서울시-자치구 긴급 방역대책 회의에서는 "역학조사관 부족으로 현재 확산 상황을 막지 못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조사 인력을 늘려 확진자 급증에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역학조사 인력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은 백화점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 검사 수요가 최근 급증한 곳이다.
강남구에서는 검사 인원이 급증하면서 전날 검사키트 부족으로 검사가 1시간 반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송 과장은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1개소에서 전날 오후 6시 30분부터 20시까지 검사키트가 부족해 일시중단됐다"며 "검사키트를 수급해 오후 8시 검사가 재개됐다"고 말했다. 2일치 검사 건수 분량의 검사키트를 비축하고 있었지만, 검사량이 폭증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확진자 급증에 서울시는 임시선별진료소 수를 현재보다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송 과장은 "우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광장, 강남역, 구파발역 등에는 임시선별진료소를 추가 설치하고 있다"며 "현재 26개 선별진료소를 51개까지 늘리고 노원, 양천의 학원 밀집가와 이태원, 청계광장 등에는 찾아가는 선별 진료소를 추가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확진자 급증으로 격리 대상자도 폭증함에 따라 서울시는 치료 병상 및 생활치료소 확보에도 나섰다. 생활치료센터 병상을 다음주까지 2,000개 이상 확보하고, 16개 공공병원과 24개 민간 병원에서 운영 중인 감염병 전담병원의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서울에만 단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4단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