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200명대를 기록하고, 김부겸 국무총리의 "거리두기 최고단계 적용" 발언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은 순간 패닉에 빠졌다. 최고단계가 적용되면 전면등교가 원격수업으로 완전히 전환되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이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원격수업 검토"라 밝힌 것도 이 혼란을 부추겼다. 일단 현 상태의 거리두기 단계가 한 주 더 유지되는 쪽으로 결론났지만, 학부모들은 차라리 여름방학을 앞당겨 빨리 시작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수도권 고학년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차라리 원격수업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교‧학원발 집단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서울 마포구에서 중3, 고3 두 자녀를 키우는 최모씨는 "중학생 딸아이 학원은 어제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며 "홍대 앞 집단감염이 수백 명씩 나왔다는데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차라리 원격수업을 하자는 건 ‘감염 위험’ 때문만이 아니다. 엄혹한 상황이다 보니 정작 학교도 학생들이 기침만 해도 조퇴시키는 경우가 많다. 최씨는 “첫째 아이는 수험생이라 더 애가 탄다"며 "이번 주 기말고사가 끝나는 대로 원격수업 전환을 학교 측에 건의하기로 고3 학부모들끼리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차라리 2주가량 남은 방학을 앞당기자는 의견도 나왔다. 성북구에서 중2, 고1 자녀를 키우는 이모씨는 “이번 주 대부분 학교에서 기말고사가 끝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방학을 당겨서 확산을 막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생들 부모는 약간 입장이 다르다. 지난해 지나치게 등교수업 일수가 적었던 데다 아이들이 어려 돌봄 문제가 발생해서다. 은평구에서 초등 2학년 자녀를 키우는 임모씨는 “이제야 학교 좀 가서 적응하나 했는데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면 어쩌나 걱정된다"며 "불안하더라도 전면등교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지금 같은 거리두기가 한 주 더 연장되면서 일단은 현재 수준의 등교 방침을 유지한다. 3단계 격상 시 원격수업으로 바로 전환하겠다던 서울시교육청의 발표에 대해서도 "검토안 중 하나"라고 일축했다.
만일 그런 상황이 온다 해도 원격수업으로 바로 전환하는게 아니라 방역당국, 지자체, 교육부 모두가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단계 격상이 한 주 뒤에 이뤄지더라도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어 1학기 학사일정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그간 야심차게 준비해온 2학기 전면등교 방침 유지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 한달 반이나 남아 있어 언급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대신 교육부는 8일 '학교·학원 방역 강화 조치'를 내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