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신, 9천만회분 공급 후 5천만회 접종했는데... 현장선 부족?

입력
2021.07.07 16:44
답답한 일본 방역행정... 왜?
중앙정부와 현지 지자체 따로 노나

“1주일에 2,000회 접종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는데, 그 절반도 접종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福岡)시 니시(西)구 소재 후쿠오카사회복귀요법병원의 한 의사는 니시닛폰신문(西日本新聞)에 이렇게 밝혔다. 최근 후쿠오카시로부터 7월에는 주당 684회, 8월에는 480회만 접종해달라고 요청이 왔다는 것이다. 나가사키(長崎)시는 ‘백신 접종을 서두르라’는 중앙정부 지침에 따라 8곳의 집단 접종 장소를 마련했지만 최근 2곳으로 줄였다. 개별접종도 20일까지만 받고 예약을 중단하기로 했다.

도쿄 도시마(豊島)구 역시 관내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백신 공급량이 원하는 양의 절반 이하에 그쳐 7월분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 오사카시는 2차 접종분이 부족해질 우려가 있다며 12일 이후 신규 예약 중지를 발표했다.


지자체 백신 재고 현황 실시간 파악 안 돼

전날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후생노동성 장관은 6월 말까지 정부가 지자체에 공급한 백신은 9,000만 회분이고 현재까지 이 중 5,000만 회분이 접종됐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일본 곳곳에서 백신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다무라 장관은 “지자체 간에 불일치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는 백신이 남는데 다른 지자체에선 부족한 현상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접종 횟수와 재고 현황을 국가가 일원 관리할 수 있도록 예방접종기록시스템(VRS)이 있긴 하지만, 지자체마다 입력 기간이 달라 길게는 1개월의 시차가 발생하고 있다. 실시간 재고 파악이 안 되니 정부가 지자체마다 정확하게 필요한 만큼 공급하기 어렵다. 일본 정부는 뒤늦게 백신 재고가 충분한 지자체에 대해선 공급을 10%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직장 접종은 모더나 백신 부족으로 신규 접수 중단

지자체와 별도로 대기업과 대학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직역 접종도 모더나 백신 공급 부족으로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 장관은 모더나 백신을 애초 6월 말까지 4,000만 회분, 9월 말까지 1,000만 회분 공급받을 예정이었으나, 모더나 백신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폭증해 6월까지는 1,370만 회분만 받고 나머지는 7~9월에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노 장관은 직역 접종 신청 분량이 3,700만 회 수준이며, 대규모 접종센터에서 1,200만 회를 접종할 계획이라 현재까지 신청을 받은 분량은 충분히 접종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화이자 백신은 일본에 6월까지 1억 회분, 7~9월은 7,000만 회분, 10~11월에 2,000만 회분이 공급될 예정이다. 일본의 백신 접종 횟수는 5일 현재 총 5,000만 회를 넘어섰고, 하루 접종 횟수도 많은 날은 120만 회를 넘고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