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자들, 이재명 견제 더 세졌다.... "김 빠진 사이다" vs "왜곡 자중"

입력
2021.07.07 09:11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이 달아오르고 있다. 여권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견제 수위가 점차 높아지면서다. 이 지사는 공격보다 방어에 집중하는 태도를 취했으나 '반(反) 이재명' 전선 강화에 따른 태도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박용진 전방위 맹공… 이재명 '발끈'

민주당 대선주자 8명은 6일 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했다. 경선 시작 후 세 번째 TV토론이었다.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을 거론하면서 공세의 전면에 나섰고, 이 지사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재명=페이스북 글을 보고 '말을 바꿨다'고 해서 '혹시 진짜 내가 이렇게 썼나' 출력을 해봤다. 핵심적 내용은 '현재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이지 '문재인 정부가 낭비하고 있다'는 식의 말이 아니었다. 상대를 공격하려면 팩트에 의해서 해야지, 왜곡한 다음에 공격하는 것은 자중해주시면 좋겠다.

박 의원이 이 지사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연간 50조~60조 원에 이르는 조세감면분을 절반가량 축소하면 1인당 25만 원씩 분기별 지급이 가능하다'고 썼던 사실을 거론하며 몰아세웠던 데 대해 반박이다. 박 의원도 지지 않았다.

△박용진='(기본소득 재원으로서) 25조 원을 당장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 얘기했다. 그러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25조 원을 허투루 쓰고 있다고 계산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전에는 그렇게 자신감이 넘쳤는데, '부자 몸조심' 하시는지 '김빠진 사이다'가 아니냐는 우려가 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같은 경우 '몸만 풀다 쓰러지지 않을까', 이재명 후보는 몸 사리다 주저앉는 게 아닌가 걱정이 든다.


신경전은 계속됐다. 이 지사는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박용진=기본주택 시범단지가 있다고 했죠.

△이재명=시범단지가 아니고 시범적 사업부지가 있다. 소규모로.

△박용진=조그맣게 하고 있다고 그러셨잖아요. 그게 어디죠.

△이재명=정확하게 진짜 모르겠다.

△박용진=다음 토론에 알려주실 수 있으시죠.

△이재명=본인이 찾아보시죠.

△박용진=하고 계신 분이 알려줘야죠.

△이재명=저도 알아봐야 되니까요.

△박용진=알아서 알려주세요.

박 의원은 이 지사의 답변에 어이없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박용진=대학 미진학자 세계여행비 1,000만 원 공약하셨죠.

△이재명=공약 아니고요.

△박용진=그럼 뭐가 공약인 건지... (웃음)

'반이재명' 파도에 이재명 '공격모드' 가나

다른 후보들도 이 지사가 정책 측면에서 '말 바꾸기'를 한다며 공격에 나섰다.

△이낙연=기본소득 정책이 공약이 아니라 했는데 후보 등록 서류를 보면 공약으로 돼 있다.

△양승조=(기본소득은) 빛 좋은 개살구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으로 지지율 1위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 와서 (이 지사가) 제1공약으로 발표한 바 없다고 하면 당혹스럽다. 신뢰에 금이 갔다.

△김두관=공정을 강조하다가 성장론자로 바뀌었다. 대선 후보가 철학이 바뀌기 어려운데 왜 공정론을 강조하다 성장론을 강조하느냐.

'여배우 스캔들'로 인한 '바지 논란'을 사과하라는 요구도 나왔다. 앞서 이 지사는 "바지라도 내릴까요"라는 말로 부인해 논란이 일었다.

△추미애=갑자기 바지 내린다는 표현은 놀랍기도 하고 엉뚱하고 부적절했다. 토론의 품격을 떨어뜨렸다. 사과를 하면 어떨까.

△이재명=하도 답답해서. 한두 번도 아니고 근거 없는 일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 지사는 이제껏 다른 후보를 향해 공격하기보다 자신을 향한 공세를 막아내는 데 집중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고 굳이 같은 당 내에서 거칠게 공세를 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지사가 방어 과정에서 발끈하거나 무성의하게 답변하는 모습이 눈에 띄며 '태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이 지사의 대응 방식이 전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 공급 확대엔 한목소리

문재인 정부의 약점으로 꼽히는 '부동산 가격 불안정'에 대해서는 8명 모두 자세를 낮췄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의도는 좋았을지언정 결과는 좋지 않았다면서다. 그러나 해결 방법은 각기 달랐다.

△정세균=주택 문제는 근본적으로는 방향성을 잘못 잡은 측면이 있다. 투기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 그러나 공급을 대폭적으로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만약 대통령이 되면 5년 동안 280만 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

△이낙연=토지공개념 3법 입법을 통해 가산세 부과금을 높이고 그 돈을 청년주택, 국토균형발전에 쓰겠다. 정부조직 개편 중 가장 먼저 국토부를 주택부로 분할하거나 주택부를 신설해 일관된 정책을 펼치겠다. 정부의 2·4공급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이재명=주거용·비주거용 주택을 철저히 구분해 주거용은 보호하고, 투자·투기 자산에는 조세부과, 거래제한 등을 통해 부담이 되게 하면 주택임대사업자도 (주택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용진=2030세대 월세 부담·고통을 헤아려야 한다. 근로자 월세 세액공제 확대가 필요하다. 김포공항 부지를 스마트시티로 전환해 여의도의 10배 가까운 부지에 20만 호를 공급하고자 한다.

△추미애=주택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택지 조성 원가를 낮춰야 한다. 토지조성 원가 변동제로 돌아가야 한다. 오히려 임차인을 퇴거시키는 법으로 변질된 주택임대차 4법을 고쳐서 임차인의 주거권을 보장하도록 하겠다.

△김두관=부동산 문제는 수도권 초일국주의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접 아파트를 지어 공급하면 분양가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양승조=3기 신도시 정책에 반대한다. 신도시 정책은 수도권 집중을 확산시키고 지방 공동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공공주택을 확실히 확대하겠다.

△최문순=분양 원가로 빠른 속도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재개발 확대를 위해 재개발을 공공개발 방식으로 허용해야 하고 공공재개발의 전면 확대를 약속드린다.

신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