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6일 JTBC 유튜브 채널 '신예리의 밤샘토크'에 출연해 '차기 대선을 앞두고 여당이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답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그 누구도 임기 5년 차에 40% 지지율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다.
임기 말 대선을 앞둔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대야(對野) 관계 못지 않게 불편하다.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되면 대선 승리에 마음 급한 여당은 대통령을 '손절'하기 바빠지기 때문. 변수는 역시 지지율.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을 자신감의 근거로 삼았다.
이날 이 수석의 발언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깨문' 발언에 친문 강경세력들이 반발하며 여권 전체가 내홍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나와서 특히 주목된다. 송 대표는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청와대 인사 검증 실패, 부동산 정책 실정 등을 비판하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송 대표의 '대깨문' 발언 파문이 커지는 데 대해 이 수석은 "저의 시각이 왜 없겠느냐. 하지만 제가 언급하는 순간 또 다른 논란이 생길 것"이라며 언급을 삼갔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이 당청관계에서 당의 주도권을 인정하고 있다며, 알려지지 않았던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당 주도를 받아들여야 된다'는 말씀을 하신다"며 "괜히 자존심 세운다고 가서 싸우지 말라", "근본을 훼손하는 게 아니라면 수용하자"고 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했다.
여당의 종부세 기준 완화 결정 등이 정부의 기존 정책과 결이 다르지 않냐는 지적에 이 수석은 "대통령께서도 원칙을 흔드는 게 아니라고 하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70명 넘는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집단적으로 결정한 사항은 아주 큰틀, 근본을 훼손하는 게 아니라고 하면 수용하자고 하는 거다. 그건 어쩔 수 없이 당 주도로 가야한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여야의)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으나, 청와대와 정부는 철저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 방역과 경제 회복 등의 현안과 민생에 집중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보통 임기말에 터져 나오는 권력형 비리가 없다는 점도 이 수석은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주변 관리가 잘 되고 부패 스캔들이 없는 정부이자 대통령"이라며 "자신감이 있다. 요만큼의 권력이나 측근 비리가 없고 이권이 개입한 것도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 나와서도 "(정치권에서) 자꾸 대통령을 끌어들이거나, 대통령과 관련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청와대도 선거나 정치에 선을 긋고 민생에 집중할 테니 정치권도 도와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검·경과 언론계 인사들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폭로한 수산업자 사칭 김모씨의 특별사면을 두고 야권이 문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에 대한 반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