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맞은 아웅산 수치… "증거 조작" 법정서 반격

입력
2021.07.07 00:10
"시민들에게 백신 접종 권해달라" 메시지
수치 측 "경찰이 없던 증거 만들었다" 주장

미얀마 군부 쿠데타 직후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소한의 방역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그는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수치 고문의 변론을 맡고 있는 민 민 소 변호사는 이날 수도 네피도 특별법정에서 열린 재판이 끝난 뒤 "수치 고문이 체포된 상태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며 "수치 고문과 함께 구금된 모든 사람들도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다. 현재 수치 고문은 개인 경호원 등 8명과 함께 네피도 모처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변호인단은 이들의 접종 시기와 백신 종류 등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수치 고문은 최근 자국에서 확산 중인 델타(인도) 변이 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수치 고문은 변호인단에게 "시민들에게 가능하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것을 권유해달라"고 말한 뒤 "우리는 서로를 돌보면서 (방역과 관련된) 통제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미얀마는 지난 4일 2,318명, 전날 2,969명이 코로나19에 신규 감염되는 등 쿠데타 이후 최악의 감염세를 보이고 있다.

수치 고문의 재판은 공방이 치열했다. 검찰 측은 선동 및 방역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복수의 증인을 법정에 세웠다. 수치 고문 측도 반대 심문을 진행하는 등 정면으로 맞섰다. 특히 이들은 수치 고문의 최초 구금 사유였던 수출입법 위반(무전기 불법 소지) 혐의에 대해 "체포 직전까지 그 누구도 현장에서 무전기를 보지 못했다"며 "경찰이 혐의를 덧 씌우기 위해 무전기를 현장에 놓은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치 고문의 재판은 오는 12일 재개된다. 군부에 종속된 네피도 사법부는 최대한 공판을 빨리 진행해 내달 중순 전에 1심 선고를 할 계획이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