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2차 TV토론회. 선두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정책·도덕성 검증 공격이 집중돼 ‘1 대 다(多)’ 구도가 다시 한번 연출됐다. '여배우 스캔들'을 겨냥한 집요한 공세에 이 지사는 “바지를 한 번 더 내려야 하냐”고 받아치기도 했다.
1차 타깃은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 이 지사가 "기본소득은 제 1공약은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선 점이 난타당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재명 후보께선 2017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낸 책에서 국민 1인당 연 100만 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했고, 미국 타임지에 수억 원에 광고도 했다"며 “말과 입장을 바꾼 거라면,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가 과거 연 25조 원의 정부 예산을 절감해 기본소득 재원으로 삼겠다고 한 데 대해 “문재인 정부가 연 25조 원씩 돈을 허투루 쓰고 있다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 지사가 부인하자, 박 의원은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에 대해 정책이 없다고 뭐라고 하셨던데 흉볼 것이 없다. 그 양반은 한 말이 없지, 말을 뒤집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거짓말하는 정치인이고 그다음이 말 바꾸는 정치인, 카멜레온 정치인”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지사는 “공식적 선거 운동 개시 전에 (공약을) 하면 선거법 위반이라 ‘공약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이며, 기본소득은 반드시 도입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를 겨냥한 도덕성 검증 공격도 꼬리를 물었다. 특히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정 전 총리는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면,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검증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소위 말하는 (여배우와) 스캔들 해명 요구에 대해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대선후보로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지사가 최근 기자간담회 등에서 스캔들 관련 질문에 “얼마나 더 증명해야 하느냐”고 일축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지사는 웃으며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라고 되받았다. 정 전 총리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해 달라”고 다시 받아쳤다. ‘바지 발언'은 이 지사가 '여배우 스캔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2018년 10월 신체검사를 자처했던 일을 가리킨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우군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뿐이었다.
추 전 장관은 박용진 의원이 기본소득과 관련해 이 지사가 말을 바꿨다고 한 것에 대해 “과하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총장을 갖고 와서 우리 후보(이재명 지사)를 비난하는 것은 원팀에서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다.
이 지사는 “지원해 주셔서 각별히 감사하다”며 화답했다. 김두관 의원은 “언론이나 네티즌이 ‘명추연대’ ‘재미연대’(이재명-추미애 연대)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3차 TV토론회는 6일 오후 11시 20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