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돌싱'과 사랑에 빠진 방송가…그 이유는?

입력
2021.07.06 10:40
더 이상 숨겨야 하는 개인사 아닌 '이혼' 
돌싱만의 매력 포인트는 용기와 당당함

'돌싱글즈' '신발 벗고 돌싱포맨' '용감한 솔로 육아' 등 방송가의 '돌싱'(돌아온 싱글)들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과거 쉬쉬해야 했던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이들은 결혼 및 연애관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한다. 각 프로그램들은 돌싱을 조명하며 다양한 일상을 보여주는 중이다.

임원희부터 이상민 탁재훈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돌싱'이다. 관찰 예능에서 돌싱들의 매력은 유난히 빛을 발한다. 연애와 결혼 등 사적인 부분에 대해 개방적이지 못한 스타들과 달리 돌싱들은 앞뒤 가리지 않는 폭탄 발언을 내놓는다. 이들의 인기는 SBS '미운우리새끼'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임원희와 이상민 탁재훈이 만나 '돌싱 트리오'를 결성, 특유의 '짠내'로 웃음을 자아냈던 것. 과거의 상처를 유머로 승화하는 모습이 공감과 해학을 선사했다.

이를 토대로 점차 방송계에서는 돌싱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아픔을 숨기기보다 유쾌하게 내놓는 당당한 면모가 대중을 사로잡았다. 이에 발맞춰 돌싱들을 조명한 프로그램들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와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의 성공을 기반으로 새로운 소재를 찾은 모양새다.

가장 먼저 오는 9일,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용감한 솔로 육아 – 내가 키운다'(이하 '내가 키운다')가 여성 싱글맘들의 하루를 공개한다. '내가 키운다'는 다양한 이유로 혼자 아이를 키우게 된 이들이 모임을 결성해 각종 육아 팁과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일상을 관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배우 조윤희, 김현숙과 방송인 김나영이 출연하고, 방송인 김구라와 배우 채림이 클럽의 회장과 매니저로 변신했다. 이혼 후 홀로 아이를 육아한지 2년차라는 조윤희는 "혼자 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은데 용기가 필요한 것들이었다. 그런 것들을 해보면서 용감해진 것 같다"고 말했고, 솔로 육아 3년차인 김나영은 "무서웠다. 잘 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고 토로한다.

오는 11일 방송하는 MBN 새 연애 버라이어티 '돌싱글즈'는 한 번 다녀온 돌싱남녀들의 연애와 동거 프로젝트를 다루는 연애 예능이다. 돌싱남녀 8인은 합숙 생활을 통해 마음에 드는 짝을 찾아 나서고, 매칭이 된 상대와 '100% 리얼' 동거 생활에 돌입하며 연애의 이상과 현실을 동시에 체험한다. 특히 돌싱남녀 8인이 자신들의 이혼사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위로와 공감을 자아낸다. 출연진의 대화 코드는 소송과 합의 또 사별 등 수위 높은 이야기들로 이뤄져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돌싱글즈' 제작진은 "돌싱남녀들의 용기 있는 질문과 솔직한 고백으로 인해 이들 사이에 더욱 진한 유대감이 자리 잡으며, '극사실'에 기반한 은밀한 토크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었다. 첫 만남부터 깊이가 다른 '29금 토크'를 진행하며, 서로에 대해 한 걸음 더 알아간 8인의 짜릿한 합숙 생활을 기대해도 좋다"고 예고했다.

오는 13일에는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가 첫 방송된다. '신발 벗고 돌싱포맨'은 무언가 결핍되고, 어딘가 삐딱한, 그리고 행복에 목마른 평균 연령 50.5세의 네 남자가 자신의 집으로 게스트를 초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관찰 토크쇼다. 탁재훈 임원희 이상민 김준호 네 명의 돌싱이 파란만장 연애 스토리부터 결혼 로망을 산산조각 내는 현실적인 조언까지 다양한 인생사를 전한다.

돌싱들의 연대부터 새로운 사랑 찾기까지, 지금 방송가에는 '돌싱 돌풍'이 부는 중이다. 이혼과 결별은 누구에게나 어렵지 않게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아픔을 세상 밖으로 당당히 꺼낸 이들을 향한 시청자들의 응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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