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 좌초 사고 배상 합의... 에버기븐호 7일 압류해제 유력

입력
2021.07.05 09:13
수에즈운하관리청과 선주 간 협상 타결 
구체적인 배상금 액수는 공개하지 않아

올해 3월 수에즈운하에서 발생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 좌초 사고와 관련된 배상금 협상이 마무리됐다. 이로써 3개월간 운하에 발이 묶여 있었던 사고 선박도 곧 풀려날 전망이다.

에버기븐호 소유주인 일본 쇼에이 기센과 보험사는 4일(현지시간) 수에즈운하관리청(SCA)과의 배상금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선박 압류 해제 준비가 완료됐으며, SCA 본부가 있는 이집트 이스마일리아에서 정식 합의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명식 날짜는 7일이 유력하다. 그간 SCA에 압류돼 수에즈운하에 머물던 에버기븐호도 같은 날 출항할 예정이다.

양측은 구체적인 배상금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오사마 라비 SCA 청장은 "합의의 일환으로 75톤 규모의 예인선을 받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언급했다.

중국을 떠나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에버기븐호는 지난 3월 23일 수에즈 운하 남쪽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좌초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거리 뱃길이 막히자 물류 대란이 일어났다. 당시 해운전문지 로이드리스트가 하루에만 90억 달러(약 10조2,000억 원)에 달하는 해상 물류가 멈춰 섰다고 추산할 정도였다. 이에 SCA는 통항 재개를 위해 운하의 모래와 진흙 2만7,000㎥를 퍼냈고, 선박 무게를 줄이기 위해 9,000톤에 달하는 평형수까지 빼냈다.

결국 좌초 6일 만인 같은 달 29일, 수에즈 운하는 정상화됐다. 하지만 사고 책임을 두고 선주인 쇼에이 기센과 SCA 간의 지난한 협상이 이어졌다. SCA는 통항 장애에 따른 피해와 준설·인양 작업으로 인한 운하 파손 등을 이유로 9억1,600만 달러(약 1조405억 원)를 배상금으로 청구했다. 선주와의 협상에 난항을 겪자, 그 이후 에버기븐호를 압류한 데 이어 배상금도 5억5,000만 달러(약 6,250억 원)로 낮춰 제시했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