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총선(중의원 선거)을 앞두고 ‘전초전’으로 불리던 일본 도쿄도(東京都) 의회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와중에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밀어붙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에 대한 불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5일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도쿄도 의회 선거(전체 127석)에서 자민당은 33석을 차지해 제1당을 탈환했다. 직전 2017년 도의회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제1당으로 등극했던 ‘도민퍼스트회’는 31석을 차지해 근소한 차로 제2당이 됐다. 도민퍼스트회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가 4년 전 설립을 주도했고, 특별고문을 맡고 있다. 이 밖에 공명당 23석, 일본공산당 19석, 입헌민주당 15석, 무소속 4석, 일본유신회와 도쿄생활자네트워크가 각 1석 등의 순이었다.
자민당은 총선을 앞두고 전초전으로 불리는 이번 선거에서 총력전으로 임했지만 4년 전과 비교해 의석 수가 8석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의석이다. 공명당과 합계 의석도 56석에 불과해 과반에 이르지 못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지사의 적극적 응원을 받지 못한 도민퍼스트회의 경우 대패할 것이라고 예상됐으나 생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다. 줄어든 의석(14석)이 모두 자민당 쪽으로 가지도 않았다. 대신 4년 전 8석에 불과했던 입헌민주당 의석이 7석 늘어났다.
이번 선거에서는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 개최 및 관중 수용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됐다. 가장 먼저 공산당이 개최 취소를 공약했고, 입헌민주당은 연기 혹은 취소 입장을 밝혔다. 도민퍼스트회는 리더인 고이케 도지사가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데도 무관중 올림픽을 공약했다. 자민당은 도쿄올림픽을 거의 언급하지 않으면서 쟁점화를 피했다.
하지만 최근 도쿄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재확산하면서, 유관중 올림픽 개최를 밀어붙인 스가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스가 총리는 그동안 올림픽으로 감염이 확산되면 의료 압박이 발생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반대 여론에 대해 “안전·안심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원론적 대답으로 일관해 비판을 받아 왔다.
총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이번 선거에서 여권이 과반수 획득에 실패함에 따라 스가 정권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교도통신은 자민당 집행부 사람이 4일 밤 “의외의 결과”라면서 “이대로 가면 중의원 선거도 위험하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