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 막바지 갑작스러운 질문이 웃음을 자아낸 일이 있었다. 회견을 마치려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폭스뉴스 기자가 "오바마가 미확인공중현상 관련 영상과 기록이 있지만 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UFO에 관한 질문이었다. 그 며칠 전 방송에 출연한 오바마는 "취임 후 외계인 표본이나 우주선 숨긴 시설이 있느냐고 당국자에게 물었는데 없다고 했다"며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물체 사진이나 기록은 있다"고 말했다.
□ 미확인비행물체(UFO)라는 용어는 1940년대 후반부터 20년간 관련 사례를 조사해온 미 공군이 1950년대 중반부터 쓰기 시작했다. 그 조사에서 공군은 1만2,000건이 넘는 목격 정보를 모았는데 그중 700건 정도를 미확인으로 분류했다.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한 소재인데도 정보 공개도 사실 규명도 제대로 안 되다 보니 지금까지도 억측이 많다. 외계인 시신을 수습한 것으로 와전된 1947년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 사건이 대표적이다.
□ 미국 국가정보국이 최근 UFO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 당국이 이 주제의 조사 보고서를 낸 게 처음이라 주목받았지만 결론이 명확하진 않다. 2004년 이후 미군이 목격한 144건 중 기구로 추정되는 1건을 제외하고는 정보 부족으로 실체 규명이 어렵다고 했다. 다만 일부 비행체의 움직임은 알려지지 않은 기술이라는 점을 인정했고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 분석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 '코스모스'로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우주에 1,000억 개의 은하가 있고 은하마다 1,000억 개의 별이 있으니 지구처럼 생명이 존재하는 행성이 더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외계탐사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던 세이건은 다만 그 외계인은 SF를 통해 우리가 아는 모습과 많이 다를 수 있다며 추(sinker), 찌(floater) 같은 모습을 상상했다. 외계인이 지구를 다녀갔다면 왜 소통하지 않는 걸까. 외계인은 이미 우리 주변에 있는 걸까. 우주 탐사의 진전과 함께 이런 수수께끼도 풀리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