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수도권 거리두기 완화, 1주일 미룬 것으로는 부족해"

입력
2021.07.01 13:30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영국·인도 통해 델타 변이 매우 강한 전파력 확인"
"1일부터 실외 마스크 미착용...느슨한 방역 우려"

1일부터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새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델타 변이' 확산 우려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시행되는 가운데 수도권은 일주일 유예됐지만 비수도권의 경우 14일까지 8명 사적 모임이 허용(제주는 6인까지만 가능)된다. 또한 이날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은 2m 이상 거리를 둘 경우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돼 새로운 방역 지침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매우 강한 점을 우려하면서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는다는 것 자체가 전반적으로 방역을 느슨하게 하는 데 분명히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야외와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 실내 들어오면 깜빡하고 안 쓰게 되거나, 마스크 안 가지고 다니다가 실내에 들어올 수도 있다"면서 "마스크 착용에 관련된 방역 완화는 정말 신중하게 논의되고 결정돼야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이스라엘의 경우 '노 마스크'를 선언했다가 전면 취소하고 다시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 확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762명으로 집계됐고, 전날 경기지역 어학원의 원어민 강사들이 서울의 한 주점에서 모임을 가졌다가 집단감염된 사례에서 델타 변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원어민 강사발 델타 변이가 확인됐고, 전주보다 이번 주 들어서 델타 변이에 의한 확진자 수가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며 "영국에서 확인했듯이 한 번 지역사회 내에서 확산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경각심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이날부터 수도권이 거리두기 완화를 일주일 유예한 것에 대해 "수도권에서 발병 상황을 빨리 낮추는 게 중요해 일주일간 유예하기로 했다"며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상황이 안정되지 않으면 더 연장될 수도 있다고 말해 전반적으로 방역을 강화하는 형태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확진자가 늘어나면 다시 안정적으로 되는 데 최소한 1, 2주 이상 걸린다"면서 "아마도 유예기간이 일주일만으로 끝나기는 어렵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유예기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많은 전문가들은 2~3주는 지나야 지금 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것도 방역을 강화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이뤄진다는 조건하에서다"고 강조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