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2030년까지 해운 매출액을 70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려 세계 해운산업 리더국가로 도약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산신항에서 열린 HMM(옛 현대상선)의 20번째 초대형 컨테이너선 '한울호' 출항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다. 한울호는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2018∼2022년)에 따라 HMM에서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중 마지막 선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해운업 재건에 시동을 건 지 3년 동안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과 HMM(옛 현대상선)이 신규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계기로 우리 해운업이 기적같이 살아났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년 전 세계 7위 국적선사였던 한진해운의 파산은 엄청난 충격이었다"라며 "한진해운 물동량 대부분이 외국 선사로 넘어가 우리 해운산업 매출액이 10조 원 이상 줄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항만, 조선·기자재, 금융·보험업 등 전·후방 산업에서 무려 1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해운산업 경쟁력 회복'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취임 후인 2018년 7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고 지난달까지 해운선사에 6조 원을 지원해 왔다. 문 대통령은 "혁신적인 구조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HMM은 지난해 1조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려 10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며 "중소 선사들의 경영도 안정화되면서 올해 해운 매출액은 한진해운 파산 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더 큰 도전에 나설 것"이라며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와 함께 선박과 항만의 친환경 전환 가속화와 디지털화를 해운산업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올해 두 번째다. 지난 2월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찾은 데 이어 4개월 만이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부산·경남(PK) 지역 민심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