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련 민주당 의원= "자료를 준비하다 보니 칭찬해드릴 부분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2017년 12월 21일,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백혜련 민주당 의원 = "최 원장이 끝까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해 자리를 지켜주길 바랐는데, 너무나 유감스럽다." (2021년 6월 28일, 최 원장 감사원장 사퇴 발표 직후)
'칭찬'에서 '유감'으로.
28일 감사원장 사퇴 의사를 밝힌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여권의 평가는 3년 반 만에 180도 달라졌다. 여권 인사들은 최 원장의 사퇴를 '배신'으로 규정하고, 그의 대권 행보에 대해서도 "코미디"라고 일축하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최 원장 인사청문회 당시 '칭찬' 세례를 퍼부었던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 원장이 끝까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해 자리를 지켜주길 바랐는데, 그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너무나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권에 도전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길"이라며 "그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고, 법조인의 한계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사청문회 당시 '최바라기'였던 백 의원은 최 원장이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등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기 시작하자 '최재형 저격수'를 자처했다.
최 원장의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지냈던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권의 고위직을 발판으로 삼아 야권의 후보가 되겠다는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 자체가 공직윤리에 맞지 않는다"라며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징계하려고 들었기 때문에 불만을 갖고 이탈할 수 있다고 보는데, 도대체 최 원장은 왜 나간다는 거냐"라며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큰 실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퇴에 이은 대선출마 명분도 떨어질뿐더러, 여론도 호응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대선기획단 공동단장인 강훈식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부여한 제도적 장치로 임기를 보장한 감사원장이 그만두고 나온다"며 "야당도 오죽 인물이 없으면 여당에서 일하던 분을 데리고 가야 하겠나"라고 비꼬았다.
최민희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감사원은 정치적 대권 야망 실현의 도구가 아니다"라며 "정계 진출을 위해 임기 중 사퇴한 유일한 감사원장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권의 대선주자들은 최 원장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에서 공직을 지낸 후 대권 행보에 나선 윤 전 총장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은 정치와 거리가 먼 자리 아닌가"라며 "현직에 있다가 정치로 직행하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바라볼지, 저도 국민 시선과 같은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제2의 윤석열, 최재형 방지법 제정'을 대선 공약으로 내건 양승조 충남지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들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이전의 감사·수사 방향에 정치적 의도와 목적을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두 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근본부터 뿌리째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양 지사가 제안한 '제2의 윤석열, 최재형 방지법'은 권력기관 수장으로 재직한 기간만큼은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없도록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