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올림픽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각국 선수들이 머무는 선수촌에 방사능 오염 우려가 있는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포함한다고 발표해 우리 선수단의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
가뜩이나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으며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은 "여건은 최악의 올림픽"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촌장은 2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후쿠시마산 식자재가 선수촌에 포함됐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일본 측이) 너무도 당당하게 식단을 발표하는 걸 보면서 뭘 믿고 이렇게 자신감인가 싶다"고 밝혔다.
앞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7일 선수촌 내 식당에 전국의 식재료와 특산물을 사용해 일본 요리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후쿠시마현 측에서는 "광어, 가다랑어 등 수산물과 함께 쌀, 복숭아, 토마토,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까지 공급할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촌장은 이를 꼬집으며 "후쿠시마산 수산물은 지금 수입을 안 하고 있는 상태"라며 "(일본 측에선)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몇 명 들어왔나도 슬그머니 감추고 있다가 언론에 나가니까 6명이라고 인정을 또 하더니..."라며 이번 올림픽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우리 선수들은 사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만 해도 탈이 날까 봐 식자재를 다 수송해서 먹었다"라며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스태프도 최소한으로 가는 상황이라 선수촌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해 선수들이 식사 때문에 혹시라도 체력 관리 등이 어려워질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방사능 오염 우려로 2013년 이후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우리 선수단은 베이징올림픽 때처럼 자체 급식센터를 운영해 도시락을 공급할 계획이지만, 340명이 넘는 선수단 규모상 선수촌 식당 이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본은 연일 1,000명이 훌쩍 넘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그중 도쿄에선 지난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500명 이상으로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최근 전 세계에 델타 변이바이러스로 공포가 확산하고 있지만 도쿄올림픽은 예정되로 강행할 방침이라 우려는 속출하고 있다. 무관중 경기도 논의되는 상황이지만, 혹시라도 올림픽 개최가 이 바이러스가 퍼지는 기폭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이 전 촌장도 이 점을 우려했다. 그는 "지금 상태에서 아주 급속도로 델타 변이가 확산되고 있어 걱정되고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라며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선 선수들이 올림픽 개최 20일 전에 도착하면 20일 동안 매일 타액 검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양성반응 나오면 전적으로 본인과 자국의 책임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관리를 잘해라 하는, 어떻게 보면 다소 무책임하다"면서 개최국(일본)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 전 촌장은 "우리나라 선수 중에서만 확진자가 없다면 숙소 생활(선수촌)은 그래도 괜찮은데, 델타 변이라는 것은 스쳐도 감염되는 것 아니냐"며 "정말 심각한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촌 안에 몇 천 명의 선수, 임원 관계자가 위험을 안고 (올림픽을) 강행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