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상품 판매 축소, 티켓 이벤트 취소... 올림픽 후원사 울상

입력
2021.06.27 15:33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하계올림픽은 후원 기업으로선 이름과 신기술을 세계에 알릴 최대의 기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관광객을 받지 않고 자국 관중도 제한해 열리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공식 후원사들은 이런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부정적인 시선을 신경 쓰느라 이미 마련한 행사조차 축소하는 형편이라고 27일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최근 아사히맥주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경기장에서 주류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로 곤욕을 치렀다. 감염 우려가 큰데도 조직위가 경기장 내 주류 판매를 강행하려는 것은 스폰서 때문이란 추측이 돌았기 때문이다. 강한 반대 여론에 조직위가 23일 주류 판매를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아사히맥주는 공식 홈페이지에 "이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자사가 직접 전날 조직위에 판매 중지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감염 확산 방지 차원에서도 그렇고 여러 음식점에서 주류 제공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사히맥주는 올림픽 전용 한정상품 판매도 당초 계획보다 축소했다.

제과·가공식품업체인 메이지는 대회 기간에 아이스크림에 초콜릿 과자를 토핑한 빙과를 판매하는 점포를 경기장에 입점시킬 계획이었지만 최근 이 계획은 미정이 됐다. 조미료업체인 아지노모토는 소비자가 당첨되면 관람 티켓을 주는 이벤트를 중단하고 관련 광고도 줄였다. 신문은 다른 후원사의 한 경영자가 "올림픽에 부정적 감정을 갖고 있는 분들을 고려해, 대대적인 캠패인은 삼가고 있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앞서 도쿄 긴자의 마쓰야 백화점은 지난해 봄 올림픽을 겨냥해 방일 외국인 고객을 위한 VIP룸을 만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일 외국인이 없어져 VIP룸도 휴업해야 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 추산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 따른 경제 효과는 지난봄 해외 관중을 포기한 시점에서 약 1,511억 엔(약 1조5,394억 원) 감소했다. 국내 관중을 100% 채울 경우 대회 운영비 중심으로 1조8,108억 엔(약 18조4,4,87억 원)의 효과가 예상됐지만, 행사장 정원의 50% 이내, 최대 1만 명까지 관중 제한을 뒀기 때문에 894억 엔(약 9,108억 원) 정도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이 밖에 대회 종료 후에도 수년간 계속될 것이라던 방일 관광객에 대한 '레거시(유산) 관광 효과'도 없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