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한 달도 남겨 두지 않은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우려가 결국 현실화했다. 일본 입국 과정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외국 선수단 코치가 델타 변이 감염으로 확인된 것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연일 커지는 경보음에도 불구, '위험 요인 덮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심지어 올림픽 관련 입국자 중 확진자가 추가 발생한 사실을 그동안 숨기고 있었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다.
25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올림픽 담당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존에 확진 사실이 공개됐던 우간다 선수단 코치 1명이 델타 변이 감염자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사전 합숙을 위해 지난 19일 일본에 입국한 뒤, 공항 검역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이후 다른 우간다 선수 1명도 2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그의 델타 변이 감염 여부는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델타 변이는 최근 전 세계에 '코로나 3차 대유행' 위기감을 불러일으킨 주범이다. 알파(영국발) 변이보다도 감염력이 60%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델타 변이 감염자 소식은 각계의 우려를 무릅쓰고 '7월 23일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는 일본 정부엔 상당한 악재일 수밖에 없다.
올림픽 방역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할 일본 정부가 오히려 확진자 발생 사실을 덮으려 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우간다 선수단 입국 전에도 이미 올림픽 관련 입국자 가운데 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프랑스인(2월)과 이집트인(4월), 스리라아인(5월), 가나인(6월) 각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올림픽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외국인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는 앞서 알려졌던 '우간다 선수단 2명'이 아니라, 최소 6명이 된다.
일본 정부는 언론 취재가 들어오자 뒤늦게 이 사실을 인정했다. 이처럼 불투명한 정보 공개 현실은 7만 명 안팎의 외국인 입국이 예상되는 도쿄올림픽의 방역 위험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올림픽 강행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장기집권 야망 탓이라는 현지 언론 분석도 나왔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스가 총리 주변 각료들이 도쿄 등에 긴급사태가 연장된 지난달 중순 이후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취소해도 어쩔 수 없다" "취소한다고 지지율이 마이너스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올림픽 중단을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스가 총리는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자" "감염자 수는 6월에 감소할 것이다" 등의 말만 반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는 스가 총리에 대해 "성공적 올림픽 개최를 발판으로 자민당의 차기 중의원 선거 승리와 자신의 재선을 구상하고 있다"며 "하지만 오히려 당내에선 그의 앞날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확산 중"이라고 진단했다.